[2010 아시아프] [내가 본 아시아프] 젊음에 '상큼한 상상'을 물들여라

입력 : 2010.08.03 03:08

[내가 본 아시아프] 서성록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

미술계가 연일 〈2010 아시아프〉가 불러온 '젊음의 기상'으로 들썩이고 있다. 서울 성신여대에 마련된 전시장을 들어서면 젊은 작가들의 거센 바람이 오지게 몰아침을 느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외의 젊은 작가 3000여명이 응모, 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은 작가들의 작품이 방문객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옹골진' 입선작을 접하면서 〈아시아프〉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아시아프의 특색이라면 첫째, 경쟁력 있는 작가의 발굴을 들 수 있다. 한 나라의 예술 수준은 얼마나 두터운 작가층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가가 관건이다. 아시아프는 우리 미술계를 견인해 갈 차세대 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함으로써 폭넓은 공감대를 얻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밝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한다.

둘째, 아시아프는 젊은 작가와 미술 애호가를 이어주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국내 미술대학에서 배출하는 졸업생은 수천명이지만 그중 작가로 살아남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화랑이 작품 유통을 맡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미술시장에서 화랑의 손길은 신인작가까지 미치지 못한다. 아시아프는 신인과 애호가 사이에 다리를 놓아줌으로써 전업작가로서 성장할 채비를 갖추게 한다.

셋째, 아시아프는 지역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알리고 창작의욕을 진작시키도록 돕는다. 이번에는 전국 130여개 대학에서 참여했는데 이것은 아시아프가 젊은 지역작가들의 축제마당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프를 통해 중앙과 지역의 거리를 좁히고 지역작가들에게 적잖은 용기를 주고 있는 것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싱싱한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레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번 축제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전시장을 돌아보면서 젊은 작가들의 발랄함과 재치, 신선한 조형감각을 흠뻑 맛볼 수 있었다. 기성작가들을 흉내 낸 식상함보다는 자신만의 시각을 '톡톡 튀는' 표현법으로 실어내는 시도들이 볼 만했다.

대중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온 세대답게 영상매체의 캐릭터, 팝스타의 아이콘, 즐비한 상품 이미지를 접할 수 있으며, 극(極)사실 회화도 젊은 세대에게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의 일상과 호흡하는 면모가 두드러졌지만 심도 있는 삶의 해석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테크닉과 재료에 대한 이해는 기성작가에 버금갈 정도로 높지만 삶을 이해하고 현실을 보는 시각은 아직까지 근시적이거나 단편적이다. 그들의 젊음을 생(生)의 진지한 숙고, 이웃에 대한 관심, 상큼한 상상, 풍부한 경험으로 물들일 때 더욱 아름답고 의미 있게 가꿀 수 있으리라. 지금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原石)일지라도 조만간 빛나는 보석으로 태어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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