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17 15:02
실험 영화 거장 로버트 비버스
주요 작품 15편 상영
25일부터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


더운 여름날 미술관에서 실험영화 미학에 몰입할 기회가 마련됐다. 실험 영화 거장 로버트 비버스(Robert Beavers)의 작업을 대표하는 주요 작품 15편이 25일부터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에서 상영된다. 특히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작품이 대거 출품돼 관람객을 맞을 계획이다.
1949년 미국 매사추세츠 출생 로버트 비버스는 1967년 16mm 카메라를 들고 유럽으로 떠나 고대 문명의 흔적이 남은 도시들, 일상적인 삶의 공간과 자연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고유한 영화 언어를 구축해왔다. 장면의 교차를 통해 만들어내는 리듬, 감정과 내면을 드러내는 빛, 고전예술에 뿌리내린 비버스의 미학은 작업의 핵심이 되며, 나아가 실험영화의 미학적 범주를 확장시킨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상영에서는 1968-70년 작 ‘초기 월간 단편선’부터 2022년 작 ‘참새의 꿈’, ‘고요한 빛’, ‘스토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중기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소티로스’는 호텔 방의 모서리, 무릎, 속눈썹, 손가락 같은 인물의 신체에 빛이 비춰지는 장면이 계속해서 교차되며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는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시적 이미지와 영상 서사가 교차되며 관람객을 감각적인 시각 경험의 장으로 이끈다.


영화 상영과 함께 감독의 작품세계를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연계 대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이번 상영을 위해 첫 방한하는 로버트 비버스 감독과 루카스 브라시스키스 영화 큐레이터(e-flux), 조인한 프로그래머(EXiS),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변영선 학예연구사 총 4인이 감독의 작업 여정과 영화적 사유의 핵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대담은 7월 29일(화) 오후 2시에 MMCA영상관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진행되며, 참여 신청은 일주일전인 7월 22일(화) 오후 6시부터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선착순 120명. 무료.
한편,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시적인 언어와 대담한 형식적 실험으로 구축된 로버트 비버스의 주요작품을 실제 아날로그 필름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프로그램은 관객들이 영화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서울관의 상징 중 하나인 필름앤비디오와 함께 한층 확장된 현대 시각예술을 즐겨보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