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아시아프 개막] "기성 작가들은 상상도 못할 발상… 꿈의 무대답다"

입력 : 2010.07.29 03:05

"굳어진 머리에 산소 공급" "집에 걸 작품 고르러 나와" 3년째 계속 찾는 '마니아'도

28일 서울 성신여대에서 막을 올린 〈2010 아시아프(ASYAAF ·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 전시장에는 미술계 인사들과 일반 관람객들이 찾아와 작가들의 창의적이고 패기 넘친 작품을 눈으로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작품이 다양해지고 수준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고, 관람객들은 "젊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미술의 흐름을 호흡할 수 있다"며 기뻐했다.

소통의 장(場)으로

〈2010 아시아프〉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 작가, 원로와 신인 작가, 화랑과 작가가 소통하는 장이 되고 있다. 이날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인 두 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김재영(46·경기도 의왕시)씨는 소리에 따라 반응하는 미디어 작품 앞에서 흥미롭게 감상했다. 김씨는 "3년째 아이들과 아시아프 전시장에 오고 있다"며 "아이들과 마음에 드는 작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고 말했다. 박인석(60·경기도 용인시)씨는 "미술은 시대상을 반영하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어떤 미술 세계를 펼치는지 궁금해서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한솔(프랑스 소르본대 조형예술학과)씨는 관람객과 되도록 많이 호흡하기 위해 올해 아시아프 참여 작가이면서 SAM을 지원했다. 이씨는 "아시아프에 참여하기 위해 열심히 작품을 준비했다"며 "관람객이 내 작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고 싶어 SAM까지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파리를 오가며 활동 중인 '물방울 작가' 김창열 화백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꼼꼼히 들여다보았다. 김 화백은 "전시장을 자주 찾지는 못하는데 오늘은 공부하러 왔다"며 "한창때였던 내 젊은 시절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2010 아시아프〉개막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개막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권오용 SK 부사장, 오광수 문화예술위원장, 정상국 LG 부사장, 이종상 서울대 명예교수, 오원배 대학미술협의회장,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변용식 조선일보 발행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유희영 서울시립미술관장, 서성록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 김창열 화백, 표미선 화랑협회장.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2010 아시아프〉개막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개막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권오용 SK 부사장, 오광수 문화예술위원장, 정상국 LG 부사장, 이종상 서울대 명예교수, 오원배 대학미술협의회장,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변용식 조선일보 발행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유희영 서울시립미술관장, 서성록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 김창열 화백, 표미선 화랑협회장.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작가의 새로운 단층(斷層) 발견"

〈2010 아시아프〉전시장을 둘러본 미술 관계자들은 작품의 다양성과 실험성에 환호했다. 미술평론가인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아시아프 작가들의 작품이 기성 작가들은 상상도 못할 발상과 기법을 보여줘 놀랍다"며 "이번 아시아프에서 미술의 새로운 단층(斷層)을 발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희영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 기법이나 주제가 다양해 감상하는 일 자체가 즐겁다"고 말했고, 표미선 화랑협회 회장은 "작가의 고유한 스타일을 찾아 과감히 시도한 창의적인 작품이 많다"며 반가워했다.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기무사 터에서 열렸던 지난해 아시아프와 비교해 전시 여건이 훨씬 좋아졌고, 참여 작가들의 패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아시아프는 해를 거듭할수록 젊은 작가들의 '꿈의 무대'가 되고 있다"며 "아시아프가 세계적인 작가를 배출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시아프> 매표소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아시아프> 매표소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아시아프 신드롬'

아시아프만큼 많은 작가들이 미술 관계자·관람객과 만나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아시아프 신드롬'이 생겨나고 있다. 아시아프가 시작된 이후 3년 연속 전시장을 찾는 '아시아프 마니아'가 형성된 것이다. 부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연요한(57)씨는 "옛 서울역사에서 열렸던 첫 전시부터 계속해서 아시아프 전시장에 왔다"면서 "굳어진 머리에 새 산소를 넣어주는 행사여서 올해도 개막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말했다. "아시아프 1회와 2회 때 마음에 드는 작품을 샀다"는 박문옥(59·안양시 평촌)씨는 "올해도 집에 걸 작품을 고르기 위해 첫날 서둘러 왔다"고 밝혔다. 한만영 성신여대 교수는 "미술대학마다 아시아프를 겨냥해 준비하는 '아시아프 후보 작가'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아시아프가 젊은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굳어지면서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젊은 예술가들이 한 데 모인 2010 아시아프가 28일 오전 11시 개막행사를 진행했다. 서울 성북구의 성신여대에서 열린 이 행사는 8월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사진,건축,회화 등 다양한 예술의 장르를 감상하거나 구입 할 수 있다. 김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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