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블루’로 일컫는 김환기(1913~1974)의 파란색 점화는 작가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수작이다. 김환기는 화면에 다채로운 여러 컬러를 도입했으나, 그중에서도 파란색은 작가가 가장 즐겨 사용한 색이었다. 점화는 캔버스에 유채로 완성되는데, 동양화..
직접적인 말 한마디만큼 명쾌한 설명이 있을까. 그래서인지 텍스트는 미술가들의 오랜 단골 소재였다. 네이단 콜리(Nathan Coley·56)의 텍스트 조명(illuminated text) 설치 작업 역시 직관적인 문구를 기반으로 하는데, 이 직설적인 메시지가 오히려 ..
“전통은 과거의 잔재가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활동 중인 문화적 힘으로 보아야 한다.” 영국 문예비평가 레이몬드 윌리엄스(Raymond Williams)의 말처럼 과거에 형성된 문화 예술의 힘은 사그라지지 않고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와 새로운 창조의 원동력으로 독창적이고..
작가의 작업실이란 은밀하며 내밀한 곳이다. 작업실 곳곳에는 아직 완성하지 않은 미공개 작품은 물론, 작가의 그림 밖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사적이고 개인적인 물건들까지도 널려 있기 때문이다. 데미안 엘위스(Damian Elwes)는 미술가의 아틀리에라는 장소적 특성에 매..
뒤틀리거나 기울거나. 테일러 화이트(Taylor Anton White·45)의 집은 이상하다. 한쪽으로 쏠려 서 있는가 하면, 불에 휩싸인 듯 새빨갛거나 혹은 다소 성글게 엮여 엉성한 모양인 식이다. 이들 집은 다양한 세상사만큼이나 각기 다른 형상을 지닌다. 작가는 ..
“아버지는 일본에 계실 적에도 당시 시류에 휩쓸리기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길을 걷고자 하셨습니다. 평생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움과 열정을 갈구하고 추구하셨던 분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아버지를 ‘폭풍의 화가’라고 불렀는지도요.”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이 한국..
청색과 암갈색을 섞어 만들어진 오묘한 흙빛, 이른바 ‘청다색(靑茶色)’으로 대표되는 윤형근(1928~2007)의 그림은 대담하면서도 절제미가 넘친다. 이를 무려 700호에 이르는 초대형 스케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윤형근 개인전 ‘흙갈피(Umbermar..
“제일 좋아하는 색이 무엇이냐 물으면 저는 여전히 연두색이라고 말해요. 연두색부터 암녹색까지 모든 녹색의 스펙트럼에 푹 빠져있죠.” 하태임 작가가 ‘녹색’을 주요 컬러로 삼아 제작한 신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개인전 ‘그린 투 그린(Green to Green)’에서..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이 종로구 원서동으로 이전해 재개관했다. 삼청동에 조성된 아트 디스트릭트(art district)의 주축이었던 아라리오갤러리가 안국역 근방으로 옮김으로써 기존의 아트 지형도가 더욱 확장되고 견고해진 셈이다. 이전 위치는 옛 공간사옥 부지이자 아라리오뮤..
“애초에 저는 무언가를 정해놓고 살아오지 않았어요. 순간순간 몸과 마음이 가는대로 살아왔습니다. 작업이란 삶의 문입니다. 작가의 삶을 알아야 그의 작품 또한 제대로 볼 수 있는 법이죠. 제 작업을 그러한 측면에서 감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작가 스스로도 작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