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분위기가 흐르는 곳을 좋아해요. 이를테면 시간의 흐름이 배어 녹이 슨 곳 말예요. 구구절절한 설명이 붙기보단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그런 장소요. 이런 이유로 한국은 제게 보물과도 같은 곳입니다. 오랜 시간 사람들이 거주하며 남긴 흔적과 추억이 공기..
치렁치렁한 리본과 끈이 캔버스 밖으로 늘어진다. 화면 밖으로 뛰쳐나온 듯한 형상이 괴이하다. 남아프리카 작가 니콜라스 슬로보(Nicholas Hlobo·44)가 독특한 작품을 들고 한국 관람객과 처음으로 마주했다. 리본, 가죽, 나무, 고무 등 특징적인 재료를 사용해 ..
이병찬(32)의 ‘비닐괴물’은 현대사회 생산과 소비 시스템 속에서 태어난 기이한 물체다. 도시화된 환경에서 무한히 만들어지고 폐기되길 반복하는 비닐봉지를 매체로 삼아 작가의 판타지를 더해 변종 피조물을 만든다. 작가는 대규모 도시개발이 진행 중이었던 송도국제도시에서 대..
손꼽아 기다려온 올해 첫 연휴가 시작됐다. 이번 설 연휴는 주말과 연달아 붙어 무려 5일의 휴일이 주어진다. 늘 시간에 쫓기고 피곤에 찌든 현대인에게 이보다 더 반가운 것이 있을까. 긴 휴일 동안 가족과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미술 작품으로 힐링하며 서로 교..
자신의 몸을 바탕지로 삼아 자학하는 폭력적인 예술로 대표되는 지나 파네(Gina Pane, 1939~1990). 그는 1960~70년대 유럽에서 유행했던, 신체 그 자체를 소재로 하는 보디아트(Body Art)의 선구자다. 파네에게 캔버스는 다름 아닌 몸이었다. 정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