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전시, 내내 궂은 날씨에도
판매율 36%… 기대 이상 성적
2부 전시 10일부터…
2부 전시, 900여점 새로 나와
완성도 높은 작품 대거 기다려

젊은 예술혼을 즐기려는 작은 욕심이 천재지변을 이겼다.
지난달 27일 개막한 '2011 아시아프(ASYAFF·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 축제)' 1부 전시는 개막 당일 서울에 '104년 만의 폭우'가 쏟아지고, 전시 기간 동안 줄곧 비가 내렸다.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이었지만 작가와 관람객, 미술계 관계자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1부가 7일 막을 내렸다.
서울 홍익대 홍문관에서 12일간 열린 제1부 전시에는 관람객 1만8516명이 전시장을 찾아 젊은 작가들의 도전적이고 기발한 작품들을 감상했다. 전시작품 833점(비매품 114점 제외) 중 총 303점이 판매돼 36.3%의 판매율을 기록했다. 궂은 날씨와 차분한 미술시장 분위기, 대부분의 작가들이 무명의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기대 이상의 성과다. 부대 행사로 마련된 어린이 체험교육프로그램엔 1046명이 참가했고, 미술애호가와 학생들을 위한 특강도 413명이 수강해 현대미술에 대한 안목을 높일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조선일보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주최하는 '2011 아시아프'는 10일 제2부 전시의 막을 올려 22일까지 전시를 선보인다. 1부에 소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작품 900여점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린다. 유재길 '2011 아시아프' 총감독(홍익대 교수)은 "1부 작품들은 학생들의 작품들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2부 작가들은 1부 작가들의 작품을 참고하고, 준비할 시간이 더 있었으니 만큼 더욱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시아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도 2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1부 마지막날인 7일 전시를 관람하러 온 정서웅(68·서울 산천동·전직 대학교수)씨는 "은퇴 후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젊은이다운 창의성이 번뜩이는 아시아프를 통해 자극을 많이 받았다. 2부 전시에도 꼭 와야겠다"고 말했다. '초보 컬렉터'라는 이명아(45·서울 도곡동·주부)씨는 "기성 화가들의 작품보다는 독창적인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사고 싶어서 왔는데 잘 온 것 같다. 늦게 왔더니 마음에 드는 작품이 다 팔려버렸는데, 2부 때는 꼭 첫날에 와서 작품을 사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참여작가들에게 아시아프는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무대이자 다른 작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작용했다. 1부 서양화 부문 참여작가로 출품작 4점 중 2점을 판매했다는 배상욱(29·계명대 대학원)씨는 "창작을 하다 보면 자기만의 늪에 빠지게 되는데 다른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올 전시에서 아쉬운 부분은 비매품이 100여 점으로 지난해의 두 배가 넘었다는 점. 아시아프 사무국 측은 "지난해 작품 상한가가 300만원이었던 데 반해 올해는 상한가가 250만원으로 더 낮아졌다. 일반 구매자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아시아프는 미술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꿈을 품고 있는 SAM(대학생 자원봉사 아트 매니저)들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 1부에서 SAM으로 활동한 송주연(22·미국 뉴욕대 미대)씨는 "작가와 구매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을 알아가는 과정이 좋았다.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고 하면 주변에서 힘들다고 말려서 망설였는데 이번에 SAM 활동을 하면서 재미를 느꼈다. 계속해서 공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011 아시아프' 제2부 전시, 10~22일 홍익대 현대미술관(홍문관), 출품작: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등 900여 점 (02) 724-63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