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15 15:21
2025년 미술시장, 고가 경매 부진 속 ‘구조 전환’ 시도
국내외 경매사 실적 동반 하락

변화무쌍한 미술시장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AI가 본 상반기 미술시장 분석’을 매주 연재합니다. 최근 급격히 발달한 AI는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높은 신뢰도와 분석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기사에 활용해 첨단 기술의 날카롭고 냉정한 시선으로 현장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예술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편집자주]

2025년 상반기, 글로벌 미술시장은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며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고가 작품의 거래가 줄고, 반복 경매 수익률이 낮아진 가운데, 세계 주요 경매사와 한국의 대표 경매사 모두 수익성 악화와 체질 개선의 압력에 직면했다.
세계 1·2위 경매사인 크리스티(Christie’s)와 소더비(Sotheby’s)는 2024년 실적부터 타격을 입었다. 크리스티는 총매출 약 57억 달러로 전년 대비 6% 하락했고, 공공 경매 부문은 16% 감소한 42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신 사적 거래(private sale)는 41% 증가하며 고액 수집가들의 거래 방식이 공개에서 비공개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반면 소더비는 전체 매출이 23% 감소한 60억 달러에 그쳤고, 특히 중국과 영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컸다. 2025년 상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반복 경매 수익률은 평균 -0.2% 수준에 머무르며, 낙찰가와 응찰 열기 모두 위축된 상태다.


국내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의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모두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서울옥션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57.9%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되었으며, 당기순손실은 1,600% 이상 늘어났다. 2025년 상반기 주요 경매에서는 김창열의 ‘물방울’ 시리즈와 쿠사마 야요이의 모노톤 호박 등 고가 작품을 출품했지만, 경매 낙찰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고가 작품 위주로 구성된 경매 구조가 시장 유연성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케이옥션은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2024년 연매출은 약 60% 증가했지만, 2025년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다만 중저가 온라인 경매 확대를 통해 MZ세대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은 점차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6월 경매에서는 박수근의 ‘노상’이 6억 5천만 원, 쿠사마의 ‘Hat’이 4억 5천만 원에 낙찰되는 등 일부 작품은 안정적인 응찰을 이끌어냈다. 케이옥션은 서울옥션에 비해 낮은 밸류에이션(PBR 약 1.0배)으로 향후 실적 회복 시 주가 반등 여력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적으로 보면, 2025년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경매 총액은 눈에 띄게 줄었고, 특히 고가 미술품의 매매 회전이 둔화된 모습이다. 두 경매사 모두 서울과 온라인 경매를 병행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낙찰률은 보수적이고, 시장은 여전히 관망세가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기보다는, 중저가 시장 확대와 비공개 거래 채널 강화, 수요자 맞춤형 플랫폼 운영 등이 향후 생존을 위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미술시장은 과거처럼 거액이 오가는 단일 낙찰 뉴스보다, 더 정교하고 분산된 수요와 거래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2025년은 이러한 구조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선도하는 경매사와 갤러리의 전략이 향후 미술 생태계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