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아시아프] "내 작품 팔릴까" 설레는 777인 축제를 준비하다

  • 곽아람 기자
  • 신혜진 인턴기자(미국 보스턴대 3년)
  • 이희원 인턴기자(미국 듀크대 2년)

입력 : 2011.07.26 03:13 | 수정 : 2011.07.26 08:58

내일 홍익대 개막 앞두고 아침부터 작품 설치 한창
작품 걸고 잇고 붙이고… 망치·드릴소리 전시장 가득
전업 작가들도 작품 내놔

"아시아프 작품 설치 때문에 어제 저녁 부산에서 KTX를 타고 올라왔어요. 관객들에게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작가의 방' 자리가 모조리 찰까봐 일찍 오려고 아침부터 서둘러 움직였어요." 2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홍문관) '2011 아시아프' 전시장. 한국화 부문 참여 작가 박상희(24·신라대 대학원)씨가 벽에 못을 박고 그림을 걸고 있었다.


이번 아시아프에 50호 크기 작품 2점을 내놓은 박씨는 "부산에서만 활동하다 보니 서울 사람들에게 작품을 보여줄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아시아프는 대관료도 없어 지방 학생들이 서울에서 전시를 할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

'2011 아시아프' 1부 참여 작가 작품 설치가 시작된 25일, 옆구리에 작품을 끼고 손에는 공구 상자를 든 참여 작가들이 설치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 전부터 전시장으로 모여들었다.

25일 서울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 마련된 전시장에서‘2011 아시아프’제1부 참여작가들이 설치를 위해 작품을 옮기고 있다.‘ 2011 아시아프’는 27일 개막한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궂은 비는 이들의 의욕을 꺾지 못했다. 요란한 망치와 드릴 소리가 곧 전시장을 메웠다. 수평·수직 측량 기구와 줄자 등을 이용해 꼼꼼하게 못 박을 위치를 정한 평면 작품 작가들은 벽에 작품을 걸고 나서도 미심쩍은 듯 몇 번이나 작품이 제대로 걸렸는지를 점검했다.

미디어 아트 부문 참여 작가 김수연(22·건국대 4학년)씨는 양손에 공업용 장갑을 끼고 드릴로 커다란 문짝 세 개를 이어붙이느라 땀을 흘리고 있었다. 김씨는 이어붙인 문 안에 자기 공간을 침범당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녹음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김씨에게 '2011 아시아프'는 첫 전시회 참여다. 그 전에 친구들끼리 소규모 전시회를 해본 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전시회를 가져본 적은 없다. 김씨는 이번 아시아프에 문짝 작품을 120만원에 내놓았다. 만일 팔리면 난생 처음으로 작품을 팔아보는 것이다. "작품이 꼭 팔렸으면 좋겠어요. 벌써 졸업반인데 미대생은 졸업해도 남들처럼 취직을 하는 게 아니니까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미술 작업이 돈이 될 수 있다'는 걸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30세 이하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2011 아시아프'에는 대학생·대학원생뿐 아니라 전업 작가들도 참여했다. 전업 작가 조영진(28·성균관대 졸업)씨는 서양화 부문에 참가했다. 조씨의 아시아프 참여는 대학생 때였던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다. 조씨는 "미술 애호가가 아닌 일반 관객들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갤러리에 잘 오지 않는다. 내 작품을 일반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시아프 작품 판매 상한가(250만원)가 화랑에서 팔리는 내 작품가의 절반 정도지만 작품을 홍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내놨다"고 했다.

모두 777명이 작품 1746점을 선보이는 '2011 아시아프'는 27일 개막해 8월 22일까지 열린다. 내달 7일까지 열리는 1부 전시에는 357명이 작품 947점을 내놓는다. 문의 (02)724-63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