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년생 동갑. 가요계에서도 뮤지컬에서도 바다가 선배다. S.E.S는 97년 데뷔했고 핑클은 98년 데뷔했다. 뮤지컬 활동 역시 바다가 2003년 먼저 시작했고 옥주현은 2005년 뒤를 따랐다.
무대 앞에서는 라이벌이지만 무대 뒤에서의 두 사람은 다정한 친구의 모습. 같은 길을 가다보니 오히려 핑클이나 S.E.S의 동료 보다 서로 안부를 주고 받는 일이 더 많을 정도라고 숨김 없이 말한다.
옥주현이 "나는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첫 회에 가서 박수를 쳐 줬는데, 너는 내 공연을 아직 한번도 안 봐준 거 아냐"며 투정하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바다는 "처음에는 내가 먼저 챙겼는데 이제는 주현이가 먼저 챙겨준다"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어찌보면 굴러온 돌인 두 사람이 몇년 사이에 뮤지컬계의 중심에 서 선배들을 받들고 후배들을 이끄는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그녀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이다. 처음에는 두 사람을 곱지 않게 봤던 업계의 터줏 대감들조차 그녀들의 성실함과 변함없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며 이제는 뮤지컬인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라는 것.
간혹 연예계에 있으면서 재미삼아 뮤지컬계를 노크하는 이들과 달리 이들은 뮤지컬을 제2의 업으로 삼고 목숨 걸고 한다는 얘기다.
바다는 2003년 '페퍼민트'로 데뷔 이후 '텔 미 온어 선데이' '노트르담 드 파리'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았다. 어떤 상황에서나 고음 처리를 무난하게 해낼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최고 강점. S.E.S로 한 시절을 풍미한 걸그룹의 메인 보컬 답게 캐릭터 몰입도나 무대 위에서의 포스는 타의 추적을 불허한다.
옥주현은 2005년 '아이다'의 주연을 맡아 화려하게 뮤지컬계에 입성, '시카고'와 '캣츠' 등에 출연하며 티켓 파워를 과시해왔다. 올여름에는 '브로드웨이 42번가'로 자신감 있는 무대 매너와 현란한 탭 댄스로 '역시 옥주현'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핑클의 메인 보컬 출신 답게 독보적인 가창력을 갖추고 있고 연기력 또한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뮤지컬에 올인하면서도 짬짬이 가요계에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앨범을 내며 선의의 경쟁을 펼쳐온 두 사람이다. 옥주현은 지난해 3집 앨범 '리마인드'로 활동했고, 바다는 올해 4집 앨범 '바다를 바라보다…'로 활동했다. 걸그룹 시절의 높은 인기와 이들이 갖춘 가창력과 그간의 경험들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앞으로 두 사람은 뮤지컬 업계에서 가장 빛나는 별로 롱런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이구동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