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결 속 작품… 유년의 감정 담은 아야코 록카쿠 개인전

  • 김현 기자

입력 : 2025.12.01 15:37

회화 신작 24점과 조각 13점
2026년 2월 8일까지 평창동 토탈미술관

Untitled, 2025, Acrylic on canvas, 200x600cm. /토탈미술관
Untitled, 2025, Acrylic on cardboard, 59.5x40cm. /토탈미술관
 
아야코 록카쿠(Ayako Rokkaku) 개인전 ‘Breathing with the Chaos’가 12월 5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토탈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한국에서 장기간 머물며 제작한 회화 신작 24점과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대형 조각 작품 2점 및 소형 조각 11점, 그리고 다수의 평면·입체작업을 총망라해 선보인다.
 
아야코 록카쿠의 회화는 유년의 감정과 예술이 공유하는 원초적 에너지를 되살린다. 초기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던 소녀의 이미지는 현실과 분리된 상상적 세계를 여행하는 존재다. 그 서사는 마치 동화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이야기처럼 회화 안에서 계속 만들어지고 확장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록카쿠의 회화는 단순한 ‘귀여움’의 정서가 아니라, 꿈·도피·응시·환상 같은 유년의 본능이 다시 작동하는 감각의 장이 된다.
 
Untitled, 2025, Acrylic on canvas, 116.7x91cm. /토탈미술관
Untitled, 2022, Bronze, 137x73x121(h)cm. /토탈미술관
 
이번 전시에서 록카쿠는 이러한 유년의 세계를 더 이상 형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색채의 흐름과 제스처의 리듬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방식으로 어린 시절의 감각을 불러온다. 유년성은 이미지에서 리듬으로, 등장인물에서 색채의 진동으로 이동하며, 관람자는 화면 앞에서 ‘어린 시절의 본능적 감각’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대형 조각 작품 2점이다. 록카쿠의 조각은 회화적 제스처가 3차원으로 이동한 형태이며, 흙을 바르고 긁고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손과 물질이 직접 충돌하며 발생하는 조형적 사건을 보여준다. 작가가 반복적으로 흙을 다루는 과정은 마치 토양 속 생명이 발아하는 순간을 떠올리게 하며, 이는 작가의 회화적 본능이 다른 매체로 확장되는 자연스러운 진화로 읽힌다.
 
Untitled, 2025, Acrylic on cardboard, 80x80cm. /토탈미술관
 
한편, 아야코 록카쿠는 일본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로, 붓 대신 손으로 직접 물감을 밀어 올리며 화면을 구축하는 독창적 회화 방식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스트리트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비제도권 출신 작가로, 2000년대 초 무라카미 다카시와 교류하며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다. 입장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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