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뮤지컬대상 리뷰] 김무열-14년차 홍지민 남녀주연상 화제

  • 스포츠조선 연예사회팀

입력 : 2009.10.28 09:43

'현재를 아우르고 미래의 길을 제시하다.' 제15회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스포츠조선 주최)이 26일 많은 화제를 남기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5회 시상식은 2000년 이후 급변해온 우리 뮤지컬의 현 상황을 집약해 보여줬다. 뮤지컬인들은 "축제의 화려함과 시상의 공정성이 균형을 이룬 이상적인 시상식 모델"이었다고 평했다. 15회 시상식이 던진 화두를 정리했다.

남녀주연상을 받은 김무열(오른쪽)과 홍지민

▶스타 탄생

시상식은 무엇보다 스타탄생의 장이다.

15회 시상식에서 탄생한 최고 스타는 역시 남녀 주연상을 차지한 김무열과 홍지민이었다.

특히 27세 젊은 배우 김무열의 수상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직 '신예'라는 꼬리표를 채 떼지 못한 김무열은 함께 후보에 올랐던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심사과정에서도 이 대목은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하지만 한국뮤지컬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피'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점수를 얻었다. 실제로 2004년 조승우, 2005년 오만석 등 젊은 배우들이 남우주연상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그 뒤 두 배우는 숱한 작품에서 관객을 몰고다니며 뮤지컬 시장 팽창에 기여했다. 조승우 오만석을 잇는 차세대 스타로 꼽혀온 김무열의 수상은 이런 맥락이다. 그는 시상식이 끝나고 열린 뒷풀이 자리에서 "큰 상을 너무 빨리 받았다"고 겸연쩍어 하며 "상이란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 절대 자만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우주연상 수상자 홍지민은 데뷔 14년만에 '고진감래'의 희열을 만끽한 케이스다. 감초 역할로 낯익지만 폭발적인 가창력과 진솔함이 묻어나는 연기력이 일품인 그녀는 '드림걸즈'를 만나 마침내 연기인생의 화려한 꽃을 피웠다. "데뷔하고 나서 처음 받은 상이 이 여우주연상이다." 얼마나 기뻤을지 능히 짐작할 수 있는 코멘트다.

▶엔터테이너 시대의 정착

현대는 장르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서로 소통하는 시대다. 과거의 영화배우, 탤런트, 가수라는 구분은 상당히 희미해졌다. 엔터테이너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트렌드 역시 15회 시상식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주연상을 받은 김무열과 홍지민은 뮤지컬 뿐아니라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김무열은 드라마 '일지매', 영화 '작전'에 출연했고, 홍지민은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날 인기스타상을 받은 최성희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옥주현이 '원조걸그룹' SES와 핑클 출신이라는 것은 뮤지컬팬이 아니더라도 다 아는 사실이다. 또 남우신인상 후보에 오른 김동욱은 영화 '국가대표'로 스타덤에 오른 만능 배우이다. 아울러 시상자로 참여한 김선경 박준면 등도 드라마와 영화에서 낯익은 얼굴이다.

이같은 엔터테이너들의 등장이 점차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도 엔터테이너들의 얼굴을 점점 더 많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창작뮤지컬에 힘을!

'창작뮤지컬의 활성화'를 모토로 출범한 시상식답게 다양한 작품과 크리에이티브 인력이 격려를 받았다. '난타'로 유명한 PMC 프로덕션의 '대장금'은 '뮤지컬 리모델링'의 새 길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으며 영예의 최우수작품상을 안았다. 연출상을 받은 '대장금'의 이지나, 작곡상을 받은 '기발한 자살여행'의 이지수, 극본상을 받은 '스페셜레터'의 박인선 등 다채로운 작품에 참여한 창작자들이 고르게 노고를 인정받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배우부문 트로피는 모두 라이선스 뮤지컬의 몫이었다. 창작뮤지컬이 그간 눈부신 발전을 했지만 최근 라이선스 뮤지컬에 양적, 질적으로 밀려온 현실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축제의 장

15회 시상식은 그 어느해보다 축제 분위기가 고조됐다. 한석준 김경란 아나운서의 노련한 진행 속에 '오페라의 유령' '미녀는 괴로워' '스프링 어웨이크닝' '드림걸즈' 등 올해 최고의 화제를 모은 작품들의 명장면이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수상자를 축하하고 아쉽게 트로피를 받지 못한 후보들을 격려하는 뮤지컬인들의 끈끈한 우정이 돋보였다. 브로드웨이 톱스타 브래드 리틀의 축하공연도 세계와 교류하는 한국 뮤지컬의 현재를 대변하는 장면이었다. 리셉션까지 참석해 김무열 홍지민에게 축하인사를 전한 그는 "한국배우들의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마치 자신이 상을 받은 듯 축제를 즐겼다.

김용현 서울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역대 시상식 가운데 가장 매끄러운 진행이었다. 15년간 쌓인 전통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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