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민, 뮤지컬 '최고 디바' 오르기까지...

입력 : 2009.10.27 09:49

'뮤지컬계 최고 디바'로 떠오른 홍지민은 국내를 대표하는 여성 뮤지컬 배우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뮤지컬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겐 그저 개성파 탤런트 쯤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그만큼 그녀는 무대보단 안방극장에서 더욱 주가를 높였다.

그렇지만 홍지민은 단 한 순간도 자신이 뮤지컬 배우라는 사실을 잊어본 적이 없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나 스튜디오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할 때도, 그녀의 가슴 속엔 늘 뮤지컬에 대한 사랑이 살아 숨쉬었다.

"더 세게 안아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홍지민이 동료를 힘껏 끌어안으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더 세게 안아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홍지민이 동료를 힘껏 끌어안으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서울예대 졸업 무렵 우연히 일본 사계극단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보고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홍지민은 지난 99년부터 서울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사실 그전까지 그녀는 성악이나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서울예술단 시절 동료 단원들과 함께 클래식 발성법 등 노래와 관련한 갖가지 트레이닝을 받긴 했지만, 그녀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순수하게 자신의 힘으로 일군 노력의 결과였다.

이후 그녀는 2002년 록뮤지컬 '록키호러쇼'에 이어 2003년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에 출연하며 이름을 조금씩 알렸다. 특히 '넌센스 잼보리'에선 당시 뮤지컬계 최고 스타였던 전수경과 김선경의 투톱 사이에서 이들의 대타 격인 언더스토리로 참여했다. 이 작품엔 현재 안방극장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해미도 함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어렵게 기회를 잡았지만 띄엄띄엄 무대에 선 그녀는 객석의 별다른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소위 '뮤지컬을 좀 안다'는 기획자들은 달랐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과 노래 실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던 것. 당시엔 지금과 달리 날씬한 외모까지 더해 새로운 스타탄생을 알렸다.

2006년 뉴욕 빈민가를 무대로 한 '브루클린'과 50대 폐경기 여성을 노래한 '메노포즈'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그녀는 2007년 잔혹한 이발사의 이야기를 다룬 호러뮤지컬 '스위니 토드'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이어 지난 8월 초까지 6개월 동안 공연한 화제작 '드림걸즈'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 완전히 무르익었음을 만방에 알렸다. 할리우드 동명영화인 이 작품에서 흑인 여배우 제니퍼 허드슨이 맡았던 에비 역을 통해 그녀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한껏 뽐냈다.

이때문에 팬들 뿐 아니라 한국뮤지컬대상 심사위원들까지 완전히 녹아들어 유례없이 만장일치로 홍지민을 올해 최고의 뮤지컬 디바로 선택했다. 그동안 여러 번 후보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미역국'을 먹었던 그녀이기에 이번 수상이 더욱 뜻깊었다.

이렇듯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한 그녀이지만, 후덕한 자신의 몸매 만큼이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화제리에 방송된 드라마 '온에어'(SBS)에선 맛깔나는 경상도 사투리를 통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은 그녀는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MBC)를 거쳐 최근 '스타일'에서 또 다시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 작품에선 톱스타 김혜수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은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환상적인 입담을 무기로 예능프로그램까지 '접수'했다.

특히 '스타부부쇼 자기야'(SBS)에선 '훈남' 남편까지 대동하고 출연, 예능 고수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할 만큼 놀라운 토크 실력을 과시했다. 이런 이유로 안방시청자들까지 '홍지민'이란 이름 석자는 생소해도 얼굴과 목소리 만큼은 알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스타부부쇼 자기야'의 한 관계자도 "홍지민의 예능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연예인이 왜 이제서야 (예능계에) 나타났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드라마 연기와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뮤지컬 배우라는 그녀의 뿌리 안에서 파생된 줄기일 뿐이다. 이번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그녀는 드디어 스타로서 꽃을 피웠다. '홍지민'이라는 뿌리 깊은 나무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큰 꽃을 피울지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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