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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30] 서로 물고 뜯다 보면 저런 자 나타난다
조개가 모처럼 조가비를 벌렸다. 이때 새가 부리로 조갯살을 쪼았다. 조개는 부리를 물고 놓지 않았다. 새가 조개에게 말했다. "오늘 비가 안 오고 내일도 비가 안 오면 너는 말라 죽는다." 조개가 새에게 말했다. "오늘 못 빠져나가고 내일도 못 빠져나가면 너는 굶어 죽..
2012.10.28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82] '평범한 사람들의 벽지', 사치품이 되다
영국의 공예가이자 사회주의 운동가, 시인이며 출판인이었던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1834~1896)가 디자인하고 자기가 세운 회사에서 인쇄한 벽지다. 꽃 중에서도 수수한 데이지를 단순하게 도안한 이 벽지는 화려한 장식품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소박..
2012.10.23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29] 임이여, 그만 책에서 눈을 떼 주오
사람이 사람에게 옮는 병 중에서 가장 지독한 것이 상사병(相思病)이다. 내리사랑과 치사랑 하나같이 살가워도 짝사랑은 두고두고 서럽다. 모진 그리움 끝에 앓아눕기라도 하면 입은 꿀 먹은 벙어리요, 가슴은 타고 타도 연기가 없다. 그 증세가 오죽하면 옛 노래꾼의 가락에 남..
2012.10.21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81] "잠시 후 앵무새는 살아난다… 기적은 神 아닌 과학의 것"
영국의 화가 조지프 라이트(Joseph Wright of Derby·1734~1797)는 흔히 출생 지명을 따서 '더비의 라이트'라고 불린다. 더비는 18세기 중반부터 기술 혁신을 통해 첨단 기계를 생산하여 전통적인 농경 사회였던 영국을 공업 국가로 변모시킨 산업혁명의 ..
2012.10.16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28] 수염이 하나도 없는 이 남자, 어떻게 功臣에 올랐나
틀에 박힌 초상화의 꼴이 있다. 머리에 번듯한 오사모를 쓰고, 가슴과 허리에는 벼슬의 높낮이를 알려주는 흉배와 각대를 두른다. 옷은 색깔이 다르더라도 깃이 둥근 관복(官服) 차림이라야 한다. 손은 소매 안에서 맞잡은 채 장식이 멋진 의자에 앉아 발은 여덟 팔 자로 벌리..
2012.10.14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80] "범죄자를 반드시 처벌해야 근대국가"
반듯하게 정돈된 농지가 끝없이 펼쳐진 풍요로운 땅 위로 날개를 단 여인이 보기에도 섬뜩한 교수대(絞首臺)를 손에 쥐고 있다. 다른 한 손으로는 "이 여인이 지배하는 한, 누구라도 자유롭고 두려움 없이 여행할 수 있다. 그녀가 악한들을 몰아내기 때문이다"라는 글귀를 펼쳐..
2012.10.09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27] 남편들이여, 이젠 저렇게 밥상을 차려라
한적한 산골에 달랑 집 한 채가 보인다. 등장인물은 단둘이고, 그들은 부부다. 남편은 방 안에 편히 앉았고 아내는 두 손으로 뭔가를 떠받친다. 잘 보니, 밥그릇과 반찬 그릇이 놓인 소박한 밥상이다. 얼굴 위로 치켜든 상이 위태롭기는커녕 몸에 푹 익어선지 아내는 미소를 ..
2012.10.07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79] 평온한 농촌, 건실한 농부의 모습…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향수였다
한 농부가 곡식을 가득 얹은 손수레를 밀고 있다. 추수를 기다리는 들판만큼이나 따스한 느낌의 황금빛 햇살이 온 화면에 스며들었다. 돌담이며 농기구, 담장 위로 수북하게 피어난 꽃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소박하기 그지없지만, 결코 초라하거나 궁핍한 기색이 없는 평온한..
2012.09.25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26] 꽃가지 꺾어 든 그녀, 쪽빛 치마 살포시 들어올렸네
미인의 옛적 패션을 구경해보자. 우선 헤어스타일이 피어나는 뭉게구름 같다. 몽실하게 부푼 얹은머리는 윤기 자르르한 칠흑빛이다. 한쪽 끝에 매단 댕기에 멋 부린 티가 난다. 표정은 매우 고혹적이다. 웃음기 머금고 살짝 올라간 입 꼬리가 애교스럽다. 말 그대로 앵두 입술에 ..
2012.09.23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78] 광기와 폭력 뒤섞인 '현실 세계'… 이승과 저승 가르는 江 위의 단테
낭만주의 미술의 시대를 연 프랑스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1798~1863)가 1822년, 처음 파리 살롱에 전시했던 작품이 바로 '단테의 조각배'다. 들라크루아는 중세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신곡(神曲)' 중에서 단테가 고대 로마의 시인..
2012.09.18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