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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41] 졸렬한 듯 오만, 속 좁은 듯 굳나니… 나는 선비다
머리에 쓴 복건 속으로 상투관과 망건이 비친다. 빛 고운 옥색 도포가 앉음새에 따라 주름졌다. 손때 묻은 책상은 나뭇결이 살아있고, 좌우에 놓인 책갑(冊匣) 사이로 책 한 권과 끈 달린 안경, 거북 껍질 무늬로 장식한 두루마리 등이 나란하다. 왼쪽 책갑이 열려 있는 것을..
2013.01.20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93] '革命의 아이콘'이 된 가족의 비극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정치적인 인물을 뽑으라면 18세기 말의 프랑스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Jacques Louis David·1748~1825)가 몰표를 받을 것이다. '정치적'이라는 것이 '권력지향적'이라는 뜻이라면 말이다. 그는 루이 16세의 총애를 받던 왕실 화가..
2013.01.13 (일)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40] 눈보라 치는 밤, 나그네의 가슴은 서러웠네
새해 들어 추위가 모질다. 눈이 자주 내리고 바람이 나우 매섭다. 옛 그림에 겨울을 그린 풍경은 쌔고 쌨다. 이 작품은 그중에서 맹추위로 따져 첫손가락에 든다. 화면 가득 뼈저린 겨울 한기(寒氣)가 몰아친다. 보는 이마저 몸을 옹송그릴 정도다.그림 속에 제목이 있다. '..
2013.01.09 (수)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92] 붉은 태양과 大地… 세상은 그토록 광활한 것
알브레히트 알트도르퍼(Albrecht Altdorfer·1480?~1538)는 16세기 전반 독일의 화단(畵壇)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화가다. 그의 '이수스의 전투'는 풍경을 성화(聖畵)나 역사화의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그 자체로 상징적 의미를 가진 존재로 격상시켰던 알..
2013.01.03 (목)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91] 착한 어린이들~ 선물 많이 받았나요?
성탄절 전야(前夜)에 착한 아이들에게만 선물을 준다는 '산타 할아버지'는 과연 누구일까. 흔히 '산타클로스'라고 알려진 성(聖) 니콜라스는 4세기경의 실존 인물로 많은 기적을 일으켰지만 몰래 선물을 주는 것으로도 잘 알려진 기독교의 성인(聖人)이다. 그의 전설이 세월을..
2012.12.26 (수)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38] 초승달처럼 시리구나, 고단한 民草들의 삶이여
화면이 어두워서 잘 안 보인다. 숨은 그림 찾기 하듯 더듬어 보자. 초승달이 나뭇가지로 내려앉는 음력 초사나흘 무렵의 밤이다. 헐벗은 나무들이 어지러이 늘어섰고 등성이에 이내가 끼어 먼 곳이 흐릿한 산골, 니은 자로 굽은 길에 소와 말이 앞장서 내려온다. 길마 위에 얹..
2012.12.23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90] 그녀 뒤에 펼쳐진 저 화려함들… 아뿔싸, 모두 거울 속 虛像이었네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1832 ~1883)의 말년 작 '폴리베르제르의 바'의 배경은 19세기 말, 파리 유흥가를 주도하던 나이트클럽인 폴리베르제르다. 만찬과 함께 오페라와 코미디, 대중가요와 서커스 등 다채로운 공연을 제공하던 폴리베르제르..
2012.12.18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89] 너른 들판 풍경 속, 자유와 풍요의 의미 담아
야코프 판 라위스달(Jacob van Ruisdael·1628~1682)은 네덜란드 하를렘의 유명한 풍경화가 집안 출신이다. 하를렘은 네덜란드 미술이 황금기를 구가하던 17세기에 무역과 제조업의 중심 도시로 번창했다.라위스달의 풍경화는 하를렘 시민이라면 누구라도 매일 ..
2012.12.11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36] 다들 자기 이름만 아끼면, 나랏일은 누가 맡나
요(堯)는 중국의 전설적인 성군(聖君)이다. 그 태평하던 시절에 허유(許由)는 숨어 살았다. 허유는 고결한 인물이었다. 요 임금은 그에게 임금 자리를 물려주기로 했다. 임금의 뜻을 전해 들은 허유는 냅다 도리질했다. 그는 곧바로 강에 나가 귀를 씻었다. 듣고 싶지 않은..
2012.12.09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88] 이겨도 져도 전쟁은 비극… 王들이여, 창칼을 탐하지 마오
1807년 2월 8일, 나폴레옹은 폴란드의 에일라우에서 그의 '대육군(大陸軍)'을 이끌고 러시아를 상대로 혈투를 벌였다. 전투는 나폴레옹의 승리로 끝났지만 그도 무려 2만5000명에 이르는 병력을 잃었으니, 사실상 이 전투의 승자는 없었다.그럼에도 에일라우의 승리를 기념..
2012.12.04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