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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14] '몬주익 언덕'에서 꿈꾼 自由
1992년의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기억한다면, 황영조 선수의 마라톤 레이스도 잊지 못할 것이다. 그가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끈기 있게 오르던 가파른 언덕, 바로 그 몬주익 언덕 위에 화가 호안 미로(Joan Mir�·1893~1983)의 미술관과 묘지가 있다. 사시사철 온..
2013.10.24 (목)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13] 귀족 도련님을 키운 중산층 가정교사와 유모들
갖고 놀던 장난감들을 바닥에 어질러 놓은 채 그대로 달려나가려던 도련님을 붙잡아 세운 건 그의 가정교사다. 모자의 먼지를 털어주며, 눈을 맞추고 차분히 타이르는 그녀 앞에서는 철없는 어린아이도 공손해진다. 이처럼 평범한 여인들과 아이들의 일상을 그린 그림으로 잘 알려진..
2013.10.18 (금)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12] 정물화로 표현한 人生무상
갓 구운 파이가 테이블에 나왔다. 향긋한 냄새가 따뜻한 기운과 함께 온 방 안에 퍼진다. 파삭한 파이 껍질을 가르니, 탱글탱글한 블랙베리와 견과류가 쏟아져 나온다. 글자 그대로 '그림의 떡'이지만,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기름지고 윤기가 도는 이 파이의 주인은 누..
2013.10.05 (토)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11] '버림받은' 남자의 뒤틀린 內面
파도가 거센 검푸른 밤바다에 연인 한 쌍을 태운 쪽배가 위태롭게 떠다닌다. 넓은 붓으로 거칠게 그린 곡선들이 화면 위에 어지러운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어두운 색채 중간중간에는 흰색과 초록색이 마치 섬광처럼 박혀 있어 폭풍우의 기세를 전해준다. 옆모습이 아름다운 여인은 ..
2013.09.27 (금)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10] 개척, 고독, 자유의 꽃
큰 캔버스 전체를 아이리스 꽃 한 송이가 뒤덮고 있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검은 꽃술에서는 미세한 분말이 올라오는 것 같고, 동그랗게 말려있다.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한 겉 꽃잎은 손을 대면 바스러질 것처럼 여리고 곱다. '검은 아이리스Ⅲ'는 미국 화가 조지아 오키프(Ge..
2013.09.12 (목)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9] 고단한 人生의 시작과 끝
사실주의 회화의 선구자였던 구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1819~1877)는 '천사를 보여주면, 그려주겠다'는 말로 유명하다. 신화나 문학에나 존재하는 환상과 허구가 아닌,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기록하고 보여주겠다는 뜻이었다. 쿠르베의 '돌 ..
2013.08.29 (목)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8] 聖母 마리아 곁의 피타고라스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잘 알려진 피타고라스는 기원전 6세기의 그리스인이다. 그는 수학자일 뿐 아니라, 현(絃)의 음정이 길이에 따라 수비례를 이룬다는 걸 발견한 음악가로도 알려져 있다. 이런 피타고라스가 기독교의 권위가 절대적이었던 중세, 샤르트르의 노트르담 대성당에..
2013.08.21 (수)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7] 진품이냐 위조품이냐… 과학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
미국 캘리포니아의 게티 미술관에는 고대 그리스의 쿠로스, 즉 젊은 남자의 누드 입상이 있다. 흔히 '게티 쿠로스'라고 부르는 이 대리석상의 설명문에는 '기원전 530년경 작, 또는 현대의 위조품'이라고 되어 있다. 1985년 미술관에서 900만달러에 구입한 이래 이 조각..
2013.08.05 (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6]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흔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복수법의 원형이자 가장 오래된 성문법의 하나인 함무라비 법전은 높이 2m가 넘는 검은 현무암 비석에 새겨진 문서다. 함무라비(Hammurabi·재위 기원전 약 1792~ 1750년)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 지금의 이라크 지역에 산..
2013.07.24 (수)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4] 우리를 바라보는 19세기 파리 소녀들
사람 키보다 큰 청화백자 도자기와 붉은 병풍을 세워둔 동양풍의 실내는 19세기 말, 파리의 한 부유한 주택가 아파트의 거실이다. 원피스 위에 흰 앞치마를 똑같이 겹쳐 입고, 자기들끼리 놀고 있던 네 자매가 얼음처럼 멈춰 섰다. 화면 오른쪽에 반이 잘려나간 도자기, 왼쪽 ..
2013.06.20 (목)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