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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9] 고단한 人生의 시작과 끝
사실주의 회화의 선구자였던 구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1819~1877)는 '천사를 보여주면, 그려주겠다'는 말로 유명하다. 신화나 문학에나 존재하는 환상과 허구가 아닌,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기록하고 보여주겠다는 뜻이었다. 쿠르베의 '돌 ..
2013.08.29 (목)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8] 聖母 마리아 곁의 피타고라스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잘 알려진 피타고라스는 기원전 6세기의 그리스인이다. 그는 수학자일 뿐 아니라, 현(絃)의 음정이 길이에 따라 수비례를 이룬다는 걸 발견한 음악가로도 알려져 있다. 이런 피타고라스가 기독교의 권위가 절대적이었던 중세, 샤르트르의 노트르담 대성당에..
2013.08.21 (수)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7] 진품이냐 위조품이냐… 과학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
미국 캘리포니아의 게티 미술관에는 고대 그리스의 쿠로스, 즉 젊은 남자의 누드 입상이 있다. 흔히 '게티 쿠로스'라고 부르는 이 대리석상의 설명문에는 '기원전 530년경 작, 또는 현대의 위조품'이라고 되어 있다. 1985년 미술관에서 900만달러에 구입한 이래 이 조각..
2013.08.05 (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6]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흔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복수법의 원형이자 가장 오래된 성문법의 하나인 함무라비 법전은 높이 2m가 넘는 검은 현무암 비석에 새겨진 문서다. 함무라비(Hammurabi·재위 기원전 약 1792~ 1750년)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 지금의 이라크 지역에 산..
2013.07.24 (수)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4] 우리를 바라보는 19세기 파리 소녀들
사람 키보다 큰 청화백자 도자기와 붉은 병풍을 세워둔 동양풍의 실내는 19세기 말, 파리의 한 부유한 주택가 아파트의 거실이다. 원피스 위에 흰 앞치마를 똑같이 겹쳐 입고, 자기들끼리 놀고 있던 네 자매가 얼음처럼 멈춰 섰다. 화면 오른쪽에 반이 잘려나간 도자기, 왼쪽 ..
2013.06.20 (목)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3] 너무 못 생겨 '외모 논쟁' 유발한 목동
목동을 고용하여 돈을 쥐여 주고, 양들을 보살피라며 들판으로 내보냈는데, 주인의 눈을 벗어나자마자 그 목동의 하는 짓이 가관이다. 순진한 시골 아가씨를 불러 앉히고 손에 쥔 나방을 보여준다는데, 그냥 눈앞에 보이면 될 것을 구태여 아가씨의 등 뒤에 바짝 붙어 얼굴을 비벼..
2013.05.28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50] 길에서 잠에 빠진 스님… 무슨 꿈을 꾸었을까
승려는 두 손을 무릎 위에 모았다. 고개를 떨구고 낮잠을 잔다. 오죽 고단했으면 길바닥에 앉아 까무룩 잠에 빠졌을까. 겉모습이 왠지 가엾고 구슬프다. 수그린 머리 뒤로 드러난 목덜미는 메말랐다. 몸에 걸친 장삼은 소매와 품이 나우 넓다. 잔뜩 옹송그린 등짝을 타고 흘러..
2013.05.17 (금) 손철주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49] 칼집 속 劍의 기운이 얼굴에도… 욕망을 끊다
굽은 소나무와 곧은 소나무가 밑동에서 맞닿았다. 세월이 할퀴고 간 자국들이 나뭇결에 어지러운데, 그 세월을 등지고 앉은 듯한 노인은 외려 허리가 빳빳하다. 쓱 봐도 보통내기가 아니다. 눈시울은 올라가고 눈동자는 노려본다. 완강한 광대뼈와 넓은 콧등, 굳게 다문 입술에서..
2013.05.05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01] 샌들 한 짝 벗는 데도 우아한 '그리스 스타일'
'가렸지만 웬만한 노출보다 야한 여자'는 '강남 스타일'이기 이전에 고대 그리스의 고전 스타일이었다. 아테네의 '아테나 니케 신전' 외부 난간을 장식한 니케의 부조(浮彫)가 바로 그렇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지금 막 날개를 접고 신전에 들어서기 위해 샌들을 벗고 있다..
2013.04.29 (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48] 푸진 봄볕, 간지러운 봄바람… 春興에 겨워 그저 사랑스러운 붓질
버들가지에 물오른 봄날이다. 허투루 쌓은 돌담 사이로 문짝을 열어놓고 주인장은 못에 들어가 말을 씻는다. 아랫것들 시켜도 될 궂은일인데, 주인이 내켜 말고삐를 잡았다. 날이 따스워진 까닭이다. 팔 걷어붙이고 다리통까지 드러냈지만 체면에 상툿바람은 민망했던지 탕건을 썼다...
2013.04.24 (수) 손철주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