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堯)는 중국의 전설적인 성군(聖君)이다. 그 태평하던 시절에 허유(許由)는 숨어 살았다. 허유는 고결한 인물이었다. 요 임금은 그에게 임금 자리를 물려주기로 했다. 임금의 뜻을 전해 들은 허유는 냅다 도리질했다. 그는 곧바로 강에 나가 귀를 씻었다. 듣고 싶지 않은..
1807년 2월 8일, 나폴레옹은 폴란드의 에일라우에서 그의 '대육군(大陸軍)'을 이끌고 러시아를 상대로 혈투를 벌였다. 전투는 나폴레옹의 승리로 끝났지만 그도 무려 2만5000명에 이르는 병력을 잃었으니, 사실상 이 전투의 승자는 없었다.그럼에도 에일라우의 승리를 기념..
아래로 휜 소나무 외가지가 멋들어지다. 의지가지없는 덩굴은 축 늘어졌다. 사내 하나가 지금 수상쩍은 거동을 한다. 휘청거리는 몸을 소나무에 기댔는데 한쪽 발이 삐끗, 자칫 모로 쓰러질 판이다. 보아하니 눈꺼풀은 천근만근, 돌아가는 형편을 알 리 없다. 꼴사나운 건 갓이..
영국의 화가 리처드 해밀턴(Richard Hamilton·1922~2011)이 1956년에 런던에서 열린 전시회 '이것이 내일이다'의 포스터를 위해 제작한 콜라주인 '오늘날의 가정을 이토록 다르고도 매혹적으로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는 흔히 최초의 팝아트 작품이라..
비탈길이 희끗한 게 눈 내린 자취가 여태 남았다. 잔설(殘雪)을 털어버린 솔잎이 외려 싱싱하다. 남녀 한 무리가 돗자리를 펼친 채 둘러앉았다. 겨울 들판의 냉기는 아랑곳없이 그들은 지금 흥청거린다. 자리 한가운데 놓인 화로를 보니 눈치채겠다. 육색(肉色)이 붉은 고기 예..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이 자랑하는 대표적 소장품은 흔히 '엘긴 대리석(Elgin Marbles)'이라고 알려진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들이다. 1800년대 초, 당시 그리스를 지배하던 오스만 튀르크 제국에 외교관으로 파견된 '엘긴 백작' 토머스 브루스..
그림 오른쪽에 주인공의 이름이 나온다. '운낭자(雲娘子) 27세 초상'이란다. 운낭자는 평안도 가산(嘉山) 관청에 딸린 기생으로, 본명은 최연홍(崔蓮紅·1785~1846)이었다. 나이 27세 때 홍경래의 난(亂)이 일어나자 그는 살해된 가산 군수의 장례를 치르고 군수의..
풍성한 황금빛 밀밭 한가운데서 한 남자가 바닥에 상의를 벗어 던져두고 큰 낫을 휘두르며 추수에 열중하고 있다.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윈슬로 호머(Winslow Homer·1836~1910)가 1865년 여름에 완성한 작품이다. 미국인이라면 누구라도 이 남자가 바로 그 ..
보부상은 봇짐[褓]을 들거나 등짐[負]을 진 조선시대 장사꾼[商]을 이르는 말이다. 봇짐장수는 부피가 작고 값이 비싼 품목을 팔았다. 비단이나 금은, 담비나 수달피 등이다. 등짐장수는 부피가 크고 값이 싼 어물·소금·목기·토기 등을 지고 다녔다. 장(場)이 서는 곳을 찾..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린 혁신적인 화가이자 건축가였던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1266?~1337)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파도바에 있는 스크로베니 예배당 내부의 벽화다. 별다른 장식이 없는 붉은 건물에 내부 또한 둥근 터널처럼 단순한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