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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98] 장미꽃 우거진 정원에서… 몰랐네, 세상 바뀐 줄
분홍 장미가 흐드러지게 핀 정원에서 젊은 남녀가 은밀하게 만난다. 한껏 멋을 낸 청년이 대담하게 사다리를 타고 담을 넘었다.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연애편지를 읽고 있던 아가씨는 가슴 뛰는 만남의 순간에 인기척을 느끼고 화들짝 놀란다. 프랑스 대혁명 직전, 구(舊)체제..
2013.03.04 (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45] 분 냄새 넘실댈 듯, 한껏 달뜬 女心이여
내간(內間) 풍경을 좀 훔쳐보련다. 여인이 거울 앞에서 머리를 다듬는다. 보암보암이 어엿한 집안의 규수는 아닐 테다. 꾸민 티가 색스럽고 하는 짓이 들떠 있다. 치마가 강동해서가 아니라, 무릎 한쪽을 올리는 바람에 속곳이 살짝 드러났다. 는실난실하게 구는 꼴이 으레 저..
2013.02.26 (화)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97] 이 압도적 존재감, 사진기도 포착 못했을 것
누구나 카메라 앞에 서면 갑자기 양팔이 거추장스럽다. 팔을 내릴지 올릴지, 손가락을 펼지 말지 고민하다가 어정쩡한 자세가 된다. 19세기 중반, 프랑스 미술아카데미 최고의 화가로 손꼽히는 도미니크 앵그르(Jean-Auguste-Dominique Ingres· 1780~1..
2013.02.19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97] 이 압도적 존재감, 사진기도 포착 못했을 것
누구나 카메라 앞에 서면 갑자기 양팔이 거추장스럽다. 팔을 내릴지 올릴지, 손가락을 펼지 말지 고민하다가 어정쩡한 자세가 된다. 19세기 중반, 프랑스 미술아카데미 최고의 화가로 손꼽히는 도미니크 앵그르(Jean-Auguste-Dominique Ingres· 1780~1..
2013.02.19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44] 은사, 사무치는 고독을 견디는 사람
첩첩산중에 바위들이 덧나고 포개졌다. 늘어선 모습이 매우 사납다. 산은 살집을 다 발라내고 뼈다귀만 추려낸 꼴이다. 이것을 일러 '동골(冬骨)'이라 하니, 곧 겨울 산수화(山水畵)의 전형이다.산 아랫도리에 꼽사리 같은 초가 세 채는 디귿 자 모양이다. 그곳에 딱 한 사..
2013.02.19 (화)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96] 美 미술계 자극 주려 했던 그림… 그 실패가 '모스 부호'를 낳았다
미국 화가 새뮤얼 모스(Samuel F B Morse·1791 ~1872)는 1830년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을 방문하여 소장품 중에서도 빼어난 명작만 모아놓은 전시실인 '살롱 카레'의 모습을 큰 캔버스에 그대로 옮겨 그렸다. 온 벽에 빼곡하게 걸려 있는 서른여덟 점의 그..
2013.02.13 (수)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43] 농사꾼의 아내는 서산에 해 져야 비로소 호미를 씻네
흙내 풍기는 시골 여인이 들판에 서 있다. 고개 돌려 어딘가를 골똘히 지켜보는 뒷모습이다. 얼굴이 안 보여 그럴까, 겉에 입은 일옷에 눈길이 먼저 간다. 선바람으로 나선 매무시가 분명한데, 차림차림이 뜯어볼수록 야무지다.머리에서 발끝까지 요모조모 구경해 보자. 머리쓰개..
2013.02.04 (월)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95] 종말의 공포… 언제 '末世' 아닌 적 있었던가
종말론은 대체로 세기말(世紀末)에 고개를 든다. 종말을 예언한 대표적 종교가 기독교이고, 세기가 기독교식 기년법(紀年法)이다 보니 그렇다. 세상의 마지막 날, 지상의 선(善)과 악(惡)이 궁극의 전투를 치르고 예수 그리스도가 재림한다고 하는데 과연 그것이 언제인지 알 수..
2013.01.30 (수)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42] 후다닥 벗어던진 신발 뒤편, 흐드러진 봄날이 숨었구나
소한과 대한을 다 넘겼다. 추위가 끈덕져도 입춘이 코앞에서 서성거린다. 하마 봄이 그리우니 봄 그림 하나를 봐야겠다.기둥에 글씨가 있다. 떡하니 써 붙이기를, '사시장춘(四時長春)'이다. '사철 내내 봄날'이란 말씀이렷다. 배경은 살림집 몸채 뒤에 딸린 별당이다. 키 ..
2013.01.28 (월)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94] 유럽에서 배운 인상주의, 유럽 구원할 자부심 되다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09년 처음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백악관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를 새롭게 단장하면서 책상 옆에 걸었던 그림이 바로 미국의 인상주의 화가 차일드 하삼(Childe Hassam·1859~1935)의 '빗속의 거리'다.아동 ..
2013.01.22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