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발레단이자 세계에서 손꼽히는 뉴욕시티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발레리나 웬디 휠런(47)은 지난달 은퇴 공연 후, 꽃다발 대신 고무나무 가지 하나를 선물 받고 감격했다. 그는 17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이 나뭇가지는 내가 발레단에서 보낸 30년의 세월을 자..
묵향(墨香)에 취하고 필기(筆氣)에 놀란다. 20세기 명사들의 친필과 선승의 선필(禪筆)을 한데 모은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글씨가 뿜어내는 팽팽한 기운에 아찔했다. 한 바퀴 둘러보면 '글씨는 곧 그 사람과 같다'는 청나라 문인 유희재(劉熙載)의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
작업모를 쓰고 극장 안으로 들어갔더니, 바둑판처럼 얽힌 수많은 파이프와 그물이 앞을 가렸다. 위에서는 천장부터 마감재를 붙여 내려오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 현장."여기 콘서트홀 안벽을 좀 보세요. 외벽에서 조금씩 떨어져 있지요? '룸..
난개발이 우려되는 제주도를 살리기 위해 예술가들이 의기투합했다.건축가 김원(71·김원 광장건축환경연구소 대표·사진)씨는 "최근 무분별한 고층 건물과 카지노 시설 건립 등으로 제주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문화계 인사들이 이대로 좌시할 수 없다고 생각해 오는 21일 가칭 '..
1980년대 국산 기타는 해외 유명업체의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전 세계로 수출됐다. 하지만 2005년 이후 수출이 급감하며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암울한 시장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 국산 기타 브랜드가 기술력으로 전 세계에 맞서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
사라져버린 가을을 찾은 느낌이었다. 제법 먼 거리임에도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거대한 화폭에 담긴 것은 가을 은행나무의 노랑. 무언가에 이끌려 한걸음 다시 한걸음 그림 앞으로 다가섰다. 눈앞에서 바라본 그 작품은 멀리서 볼 때와는 사뭇 다르다. 뒷면이 훤히 내비칠 정도로..
"감개무량합니다. 선생님과 함께 문무대왕 해중릉(海中陵)을 조사하던 기억이 눈에 선한데…."스승의 추모비를 어루만지던 정영호(80) 한국교원대 명예교수가 울컥했다. 15일 오후 경북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경주 앞바다 문무대왕 해중릉이 내다보이는 언덕 위에서 한국 미술..
늘 표정과 몸 매무새를 엄격하게 단속하던 명창도 이날만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4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올해 제21회를 맞은 방일영국악상 수상자 이춘희(67·국립국악원 원로사범) 명창은 수상 소감을 전하는 순간 목이 멘 듯 목소리가 떨렸다.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