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of Art] 삭막한 도시의 화장술이자 진통제

입력 : 2011.04.18 16:03

공공미술이란?

공공미술(Public Art)은 말 그대로 공공의 장소에 놓이는 미술을 말한다. 이 단어는 1967년 영국 미술행정가 존 월렛의 책 '도시 속의 미술(Art in City)'에서 처음 등장했다. 초기에는 문턱 높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소수에 의해 감상하고, 유통되는 미술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일상 공간으로 들여오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됐다. 제도적으로는 예술가들에게 벽화 그리기를 장려한 미국의 1930년대 뉴딜정책과 1960년대에 건축비의 일부를 공공미술에 할당한 것에서 출발점을 삼는다. 선진국에서 대부분 시행하고 있는 제도적 공공미술을 '퍼센트미술(percent for art)'로 부르기도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문화예술진흥법에서 '건축물미술장식제도'가 의무화되면서 본격화되었다.

공공미술은 삭막한 도시환경에 대한 일종의 문화적 치유의 방안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도시에 대한 화장술이자, 예술로 만든 진통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공공미술이 다 그렇지는 않다. "테러리스트의 공격에 대비한 바리케이드"로 착각되기도 한 미국 작가 리처드 세라의 '기울어진 호' 같은 작품처럼 너무 전위적이어서 시민들의 격렬한 반감을 산 끝에 철거되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대형건축물 앞에는 어디나 공공미술이 문패처럼 서 있어서 '문패조각', '껌딱지조각'이라는 비아냥을 사기도 한다.

청계천 복원 1주년을 기념해 2006년 서울 청계광장에 설치된 미국 팝아티스트 올덴버그의 ‘스프링’. / 오종찬 객원기자
청계천 복원 1주년을 기념해 2006년 서울 청계광장에 설치된 미국 팝아티스트 올덴버그의 ‘스프링’. / 오종찬 객원기자
이 같은 이유로 이제 공공미술은 관람객의 주체적 참여와 과정을 중요시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 같은 기념비적 조형물에서부터 청계천에 설치된 올덴버그의 '스프링' 등 도심의 거리에서 쉽게 마주치곤 하는 예술적 조형물 등이 쉽게 떠오르는 공공미술의 한 유형이며, 이 밖에도 미술가가 만든 벤치, 가로등이나 공사장의 가림막 같은 예술적 시설물, 심지어 그래피티 같은 낙서도 넓은 의미에서 공공미술의 다양한 형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공공미술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매일 같이 만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