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는연극]마광수·이파니…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입력 : 2010.04.18 09:17   |   수정 : 2010.04.18 16:57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1989)’는 마광수 교수(59·연세대 국문학)의 인문철학이 잘 녹아있는 저작이다. 특히 성 관련 담론을 통해 사회의 경직된 엄숙주의의 양면성 등을 비판, 주목받았다. 지난달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됐다.

마 교수는 이 책 이후 내놓은 작품들에서 노골적으로 성을 묘사하고 지나치게 쾌락주의를 강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즐거운 사라’(1991)가 외설소설이라는 이유로 2개월간 구속됐고, 교수에서 해직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1994년 ‘즐거운 사라’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마 교수는 ‘페티시’, ‘스와핑’, ‘피어싱’ 등 21세기 황색 표현들을 이미 10여년 전 소설로 담아냈다. 영어와 비유로 에둘러 표현하던 시대의 관행을 깨고 과감한 성적 묘사와 판타지를 표현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섹스 잔혹 판타지를 표방하는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이런 마 교수의 성적 담론을 전하는 작품이다. 소설 ‘즐거운 사라’의 주인공 ‘사라’와 젊은 ‘마 교수’의 인연을 다룬다. 정신보다는 육체, 과거보다는 미래, 집단보다는 개인, 질서보다는 자유, 도덕보다는 본능을 추구하는 사라와 마 교수 간의 열정적인 사랑을 그린다. ‘플레이보이’ 모델 이파니(24)가 관능적인 사라를 연기한다. 2002년 SBS 슈퍼모델선발대회 출신인 조수정(26)과 KBS 2TV ‘아이리스’(2009) 등에 출연한 이채은(24)이 대학생인 ‘박안나’와 ‘고아라’ 역을 맡아 힘을 보탠다.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 등에 출연한 연극배우 유성현이 마 교수를 연기한다.

극의 오프닝에는 패션쇼가 곁들여진다. 패션디자이너 한동우가 참여, 쾌락적이면서 로맨틱한 의상을 선보인다. 이파니, 조수정, 이채은 등 출연배우들이 본 공연에 앞서 관능적인 무대를 꾸민다.

마 교수는 “나는야한여자가좋다의 개정판과 이 연극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길 바란다”며 “지난 20년 동안 뒤집어쓴 외설 작가라는 오명과 그릇된 문학의 기준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서울 대학로 한성아트홀 1관에서 볼 수 있다. 극단 사라와 한성아트홀이 공동 제작하는 작품으로 만 19세 이상 관람가다. 02-741-0104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