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분석] AI가 본 상반기 미술시장 분석, 시리즈 4 - 미술관

  • 아트조선 AI

입력 : 2025.07.31 17:37

'빠름'에 지친 미술계, 다시 '느림'을 택하다

변화무쌍한 미술시장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AI가 본 상반기 미술시장 분석’을 매주 연재합니다. 최근 급격히 발달한 AI는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높은 신뢰도와 분석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기사에 활용해 첨단 기술의 날카롭고 냉정한 시선으로 현장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예술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편집자주]
 
기사와 무관한 사진. /프리즈
 
2025년 상반기 한국 미술계는 2024년과 달리 빠른 기술 발전과 거대한 담론에서 벗어나, ‘느림’과 ‘감각’에 집중하는 새로운 흐름을 구축하고 있다. 작고 정제된 체험과 깊이 있는 감정, 지역성과 언어성의 재발견이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으며 미술계 전반에 섬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이러한 미학적 전환은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미술이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감각과 정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하종현 5975' 전시 포스터. /아트선재센터
'하종현 5975' 전시 전경. /아트선재센터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하종현 개인전 ‘5975’는 작가의 초기 작업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기를 아우르며 그의 독창적인 단색화 세계를 조망했다. 캔버스 위에 물감을 직접 짜내고 긁어내는 물리적 행위와 설치 요소가 결합해, 자연의 변화를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 점이 돋보였다. 관객들은 하종현 특유의 물성과 빛의 미묘한 변화 속에서 ‘느린 시선’을 경험하며 작품과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
 
‘Clear, Lucid, and Awake’ 전시 포스터. /아트선재센터
‘Clear, Lucid, and Awake’ 전시 전경. /아트선재센터
 
같은 공간에서 펼쳐진 ‘Clear, Lucid, and Awake’ 전시는 스페인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흐름을 국내에 소개하는 자리였다. 영상, 설치, 회화를 아우르며 사회적·정치적 이슈를 은유적으로 다룬 작품들이 모여, 관객이 다양한 감각으로 주제를 체감하도록 유도했다. 예민한 시각 언어와 함께 음악이 어우러져 다층적 경험을 제공, 미술이 사회적 담론에 미치는 영향을 재조명했다.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 전시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 전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신인 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명의 신진 작가들이 참여했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신작 약 60여 점이 전시되었으며, 동시대 한국 미술의 경향과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이 전시는 신진 작가들의 실험과 사물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통해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이처럼 2025년 상반기 한국 미술계는 거대한 기술 혁신이나 화려한 담론보다는 개인의 감정과 기억, 그리고 일상 속 작은 체험에 주목한다. 작가들은 거대한 사회적 메시지보다는 사적인 경험과 섬세한 순간들을 작품에 담아내고, 관객은 이를 통해 자신의 내면과 연결되며 느린 호흡으로 예술과 교감한다. 또한 지역성과 언어성의 재발견은 미술에 문화적 뿌리를 단단히 내려, 시대적 흐름에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과 고유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미술관 운영 측면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진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과 청주관에 자율 운영 체제를 도입해 지역별 특성과 수요에 맞춘 차별화된 전시와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코로나19 이후 메타버스 미술관 구축과 온라인 VR 전시 등 디지털 전시 플랫폼을 적극 확장하며 비대면 관람 환경을 강화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교육 프로그램을 다변화해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연계 프로젝트를 선보였고, 광주시립미술관은 친환경 미술관 운영과 기후위기 주제 전시로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대구미술관은 보이는 수장고와 첨단 미술품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보존과 데이터 관리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이처럼 2025년 한국 미술계와 미술관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느림’과 ‘감각’에 기반한 예술적, 운영적 변화를 시도하며, 개인과 지역, 사회를 잇는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한국 미술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대중과의 깊은 소통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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