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식대로 쿨하게… 긍정적으로 뜨겁게
●8월 6~17일 서울역에서 '아시아프' 개막
1부는 기본기 바탕한 사실적인 구상화 위주
2부는 열정 느껴지는 대담하고 강렬한 작품
바야흐로 축제가 눈앞에 다가왔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아시아 5개국 현대미술 유망주 777명이 폭우와 폭염 속에서도 작업실에서 흘려온 땀의 결과물을 8월 6~17일 서울역 구역사(舊驛舍)에서 펼쳐 보인다.
《아시아프(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에는 세계 11개국 105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777명이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출품작가로 선정됐다. 《아시아프》는 참가 작가 수와 작품 수의 규모가 전례 없을 뿐 아니라 작품 가격 면에서도 합리성을 지향한다. 이 축제에서 주최측은 작품판매 수익을 전혀 배분받지 않는다. 또 가족이 함께 서울역 구역사에서 세월의 향기를 느끼면서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창의력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제 8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프》를 100%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asyaaf.chosu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724-5337~5339
2008년 한국의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은 밝고 경쾌하고 해학적이다. 《아시아프》 출품작들이 젊은 작가들의 힘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밝고 화사한 색채, 삶의 어두운 측면을 다룰 때조차 유쾌함을 잃지 않는 패기, 일상을 뒤집고 비트는 전복적(顚覆的) 상상력과 경쾌한 재치가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국내 작가 심사위원장을 맡은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장르와 방법론의 경계선이 뭉개지고 자유로운 발상, 자유로운 방법, 하고 싶은 대로 선택하려는 의지가 두드러졌다"며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획을 긋는, 분명한 선(線)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요컨대 세상을 자기 방식대로 살되, 긍정적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이 많다.
이런 경향을 떠받치는 힘이 바로 '탄탄한 기본기'다. 심사에 참여한 윤상진 훌앤풀 디렉터는 "우리나라에는 젊은 작가를 위한 등용문이 적다"며 "미술계의 다양한 집단이 한데 모여서 젊은 미술인을 키우자는 취지, 조선일보의 파급력 등이 상승 작용을 해 장래가 기대되는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고 했다.
작품 한 점 한 점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면 놀라움이 더해진다. 유진상 아시아프 총감독은 "전체적으로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성취한 작품이 많다"며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공들여서 자기 실력을 펼쳐 보인 기색이 역력하다"고 했다.
1부 전시(8월 6~10일)와 2부 전시(8월 13~17일)의 성격을 확연히 달리 해서, 전혀 다른 별개의 두 전시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 것도 《아시아프》 감상의 묘미 중 하나다.
1부 전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리는 쿨하다(We Are Cool)"는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기본기가 뛰어난 작품, 최근 미술계에 두드러지는 사실적인 구상 화풍의 작품이 많다. 참가 작가들은 건물의 내부, 정원, 날개 잘린 천사, 인물 등 사실적인 소재를 골라 세련되게 그려냈다. 그러면서도 대상 그 자체만 묘사하고 끝나는 대신, 작가의 감정과 인생 해석까지 풍요롭게 담아냈다.
한편 2부 전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리는 핫하다(We Are Hot)"는 문장으로 압축된다. 거친 붓질이 대담한 작품, 캔버스 위에 물감이 힘차게 튀고 쌓이고 흐르고 뒤엉킨 작품, 작가의 열정이 뜨겁고 뚜렷하게 드러난 작품이 많다. 강렬한 색채, 생생한 재료의 질감, 상식의 틀을 부수는 구도가 빈번하게 관객을 놀라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