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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2] 얼마나 염불했길래 염주 알이 저리 투명할꼬
짙은 남색의 장삼 위에 붉은 가사가 선명하다. 녹색 매듭을 지은 금빛 고리는 마치 훈장처럼 반짝인다. 색깔이 눈에 띄게 대비되어도 들뜬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매무시다. 다만 주인공이 앉은 의자의 장식이 요란할 정도로 복잡하다. 연두색 바지 아래 보이는 발 받침대가 의자 ..
2012.05.27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4] 천장 좀 올려다 보세요 천사들이 우릴 훔쳐봐요!
침실의 천장 한가운데에 동그란 창이 뚫려 있다고 상상해 보자. 낮에는 푸른 하늘에 한가롭게 떠다니는 흰구름이 보일 것이고, 밤이면 수많은 별이 얼굴 위로 쏟아질 듯이 반짝일 것이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가 그 창의 주위에 둘러서서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침실을 내려다보고 ..
2012.05.22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1] 우리가 형제라는 걸 알아들 보시겠소?
세 사람 중 가운데 있는 인물은 옷에 두른 띠가 다르다. 황금색 테두리 안에 붉은 장식이 든 학정금대(鶴頂金帶)다. 그는 수사(水使)를 거쳐 통제사를 지낸 조계(趙啓·1740~1813)다. 그 양 옆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같은 모양의 띠를 찼다. 왼쪽이 조두(趙山斗..
2012.05.20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3] "자동차가 내는 소음은 현대 문명이 준 선물"
한밤에 정전이 되면, 주위가 조용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큰 착각이었음을 알게 된다. 냉장고, 컴퓨터, 조명기구 등 쉴 새 없이 백색 소음을 발산하는 가전제품이 모두 꺼진 후에 찾아오는 적막은 너무나 낯설어 오히려 귀가 멍할 지경이다.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전위..
2012.05.15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0] 그날 그녀는 알았다, 죽음과 입맞추리라는 걸
임진왜란 때 진주의 논개(論介)는 왜장(倭將)을 안고 남강에 몸을 던졌다. 평양에도 왜군의 간담을 얼어붙게 만든 여성이 있었다. 의기(義妓)로 추앙받는 계월향(桂月香·?~1592)이다. 임진년 그해 평양성이 함락되자 계월향은 정인(情人)이던 김경서(金景瑞) 장군을 성안..
2012.05.13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클래식 ABC] 아마데우스 OST 연주한 그 악단
"용서해주게, 모차르트. 자넬 죽인 건 날세."하인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작곡가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온통 피범벅이 된 채 방에 누워 있습니다. 피터 셰퍼의 원작을 바탕으로 8개의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영화 '아마데우스'의 첫 장면입니다. 살리에리가 병원으로 실려가는 가..
2012.05.10 (목) 김성현 기자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2] 17세기 伊 여성이 그려낸 '性추행 고발'
이탈리아 바로크 미술의 거장(巨匠)이자 여성으로 드물게 이름을 남긴 화가인 아르테미지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1593~1652)의 첫 그림, '수잔나와 장로들'이다. 성경 중 다니엘서의 외경(外經)에 기록된 장면으로, 홀로 목욕을 하던 아..
2012.05.08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9] 배운 자 나약함 다그치는 안경 속 그 눈길
1909년, 전라도 구례에 칩거하던 매천(梅泉) 황현(黃玹)이 상경했다. 숨통이 할딱거리는 조선의 사직을 그는 확인했다. 그는 사진관을 찾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독사진을 찍었다. 챙 좁은 갓과 주름진 두루마기 차림이었다. 그 사진이 징조였을까. 두루마기는 빛나도 갓 ..
2012.05.06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클래식 ABC] 야해진 오페라
공연 현장에 있었지만, 이 공연이 영상물(DVD)로 나올 줄도, 한국에 수입될 것이라고도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2010년 11월 스페인의 리세우 극장에서 공연된 알반 베르크의 오페라 '룰루'의 개막 당시 저는 극장 구석에 앉아 있었지요.프랑스 출신 떠오르는 ..
2012.05.02 (수) 김성현 기자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1] 이글거리는 中世 대성당에서 잡아낸 '그때 그 순간'
눈부신 햇빛 아래서 푸른색과 황금색을 내뿜으며 바스러질 듯이 이글거리는 건물은 인상주의 대표 화가인 클로드 모네(Claude Monet·1840~1926)가 그린 루앙 대성당이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 있는 루앙 대성당은 중세 프랑스의 찬란했던 문화를 증명하는 거대한..
2012.05.01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