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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5] 신라 大학자는 왜 신발 벗은 채 히죽 웃었나
최치원(崔致遠·857~?)은 무엇보다 문장가다. 10년 넘게 당나라에서 벼슬살이하며 남부럽잖게 행세한 것도 문재(文才)가 밑천이 된 까닭이다. 황소(黃巢)의 난을 진압한 그의 격문(檄文)은 모르는 이가 없다. 칼로 목을 치기는 쉬워도 글로 마음을 꺾기는 어렵다. 그는 ..
2012.04.08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옛 그림 옛 사람] [4] 범상치 않은 조선 여인 초상화, 누구일까?
조선시대 초상화에서 여자 주인공은 숫자로 따져 초라하다. 사대부 집안 여인이나 여염집 아내, 그리고 기생까지 포함해 알려진 작품 수가 10점이 안 된다. 왕실도 다르지 않다. 조선 초기에 왕비 초상이 그려진 사실이 있지만 임란 이후는 그런 기록조차 없다. 왕후의 초상을..
2012.04.01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클래식 ABC] 성악계 '작은 거인'의 은퇴
"데뷔 40여 년을 맞아서 콘서트에서 은퇴하기로 했습니다. 예술적 목표로 삼았던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싶지만, 건강이 허락하질 않네요."'작은 거인'의 목소리를 이제는 무대에서 들을 수 없습니다. 독일의 베이스 바리톤인 토마스 크바스토프(53·사진)가 최근 자신의 홈페..
2012.03.28 (수) 김성현 기자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7] 뒤틀리고 일그러진 욕망의 자화상
수많은 미술가가 자화상을 남겼지만, 누구도 에곤 실레(Egon Schiele· 1890~1918)처럼 메마르고 수척한 나체(裸體)의 자화상을 통해 뒤틀리고 일그러진 욕망의 치부를 노출한 적이 없다. 실레는 자기의 몸에 대해 누구라도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연민마저 없어 ..
2012.03.27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3] "임금이 바로 서야" 호통친 기개가 얼굴 위에
철면피(鐵面皮)가 아니라면 얼굴은 정직하다. 표정은 속마음을 곧이곧대로 전한다. 옛사람의 말이 "나무의 나이는 나이테에 묻고, 사람의 이력은 얼굴에 물어라"고 했다. 얼굴이 그 사람의 자서전인 셈이다. '눈썹 끝이 말려들면 다복(多福), 팔자 주름이 입아귀로 가면 아사..
2012.03.25 (일) 손철주 미술 평론가
[클래식 ABC] "3악장 끝나고 박수 삼가 주세요"
"특히 힘차고 우렁차게 마무리되는 3악장이 끝나고서는 박수를 삼가주시기 바랍니다."지난달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내한 공연이 시작되기에 앞서 이런 장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휴대전화를 끄거나 박수를 자제해 달라는 공..
2012.03.21 (수) 김성현 기자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6] "예수님도 알고보면 모범 납세자였네"
이탈리아의 화가 마사치오(Masaccio· 1401~1428)는 불과 27세로 짧은 삶을 마감했지만, 진정한 회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혁신적인 화가였다.그의 대표작은 1420년대에 피렌체의 거부(巨富)였던 브랑카치 가문의 주문을 받아 그 가족 ..
2012.03.20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 사람] [2] '패셔니스타' 대원군, 칼집에서 칼 빼다
초상화를 그릴 때마다 그는 뻔질나게 옷을 갈아입었다. 눈부신 예복과 당당한 관복, 그리고 깔끔한 평상복 두어 벌…. 매무새는 지금껏 남은 그림들에 고스란하다. 몸에 딱 맞는 의관(衣冠)이 하나같이 귀티 난다. '구한말의 패셔니스타'로 불러도 손색없을 그가 누군가 하니, ..
2012.03.18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5] 무서운 공작부인, 알고보면 호감女?
서양 그림에서 추한 인물을 손에 꼽으라면 퀜틴 마시스(Quentin Matsys·1466~1529)의 '그로테스크한 노파'(1513년경)가 빠지지 않을 것이다. 원숭이 같은 얼굴, 육중한 체구, 하늘로 치솟은 머리에 장신구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이 여인은 정말이지 못생..
2012.03.13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 사람] [1] 좌의정의 눈동자는 왜 쏠려 있을까
실례지만, 이분 눈길이 어색하다. 왼쪽 눈동자가 바깥으로 쏠렸다. 아뿔싸, 사시(斜視)다. 뺨은 살짝 얽었다. 마마가 다녀간 자국이다. 표정도 딱딱하고 어둡다. 복색으로 보니 지체가 높겠다. 뉘신가, 이분. 일흔세살의 좌의정 채제공(蔡濟恭·1720~1799)이다. 영·..
2012.03.11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