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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6] '빛'이 강림하면 촛불은 꺼지기 마련
평범해 보이는 집안 풍경이다. 풍성한 붉은 옷을 입은 여인은 독서에 몰두한 나머지 대천사 가브리엘이 지금 막 큰 날개를 접으며 방으로 들어온 줄도 모르고 있다. 그녀는 성모(聖母) 마리아다. 천사는 그녀가 곧 성령(聖靈)의 힘으로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할 것..
2012.06.12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7] 忠臣의 붉은 마음, 주름살과 사마귀에도 깃들었네
고려말의 충신(忠臣)으로 유명한 유학자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1337~ 1392)의 초상이다. 누가 언제 그렸는지는 그림 속에 쓰여 있다. 그린 해는 1880년, 그린 이는 이한철(李漢喆)이다. 이한철은 조선 헌종·철종·고종 등 세 임금의 초상을 그리는 데 모두 참..
2012.06.10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3] 요절한 아저씨, 기억으로 되살려… 유족 울음바다
소동파가 쓰던 두건을 머리에 얹고 주름이 드러난 도포 속에서 두 손을 맞잡은 이 사내는 조선 후기의 유생(儒生) 심득경(沈得經·1673~1710)이다. 이름이 좀 낯설다. 대신 그 집안을 들먹이면 알 만하다. 심득경의 어머니가 유명한 시조 시인 고산 윤선도의 딸이다. ..
2012.06.03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5] 피카소 '거트루드 스타인'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가 그린 거트루드 스타인의 초상화다. 소설가이자 미술 컬렉터였던 스타인(1874~ 1946)은 미국인이었지만 1903년 파리로 이주해 생(生)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내며 피카소·세잔·마티스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2012.05.29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클래식 ABC] 올림픽 맞은 런던에 띄울 헬기 4대, 그 안에서 연주하는 현악 4중주
런던 올림픽을 맞아 문화 축제의 하나로 8월 22일~25일 헬리콥터 4대가 나란히 런던 상공에 떠오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2명과 비올리스트와 첼리스트 각각 1명이 이 헬기에 탑승한다는 점이 이채롭습니다. 이 현악 4중주단이 헬기에서 각각 실연(實演)을 전송하면, 그 소..
2012.05.28 (월) 김성현 기자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2] 얼마나 염불했길래 염주 알이 저리 투명할꼬
짙은 남색의 장삼 위에 붉은 가사가 선명하다. 녹색 매듭을 지은 금빛 고리는 마치 훈장처럼 반짝인다. 색깔이 눈에 띄게 대비되어도 들뜬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매무시다. 다만 주인공이 앉은 의자의 장식이 요란할 정도로 복잡하다. 연두색 바지 아래 보이는 발 받침대가 의자 ..
2012.05.27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4] 천장 좀 올려다 보세요 천사들이 우릴 훔쳐봐요!
침실의 천장 한가운데에 동그란 창이 뚫려 있다고 상상해 보자. 낮에는 푸른 하늘에 한가롭게 떠다니는 흰구름이 보일 것이고, 밤이면 수많은 별이 얼굴 위로 쏟아질 듯이 반짝일 것이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가 그 창의 주위에 둘러서서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침실을 내려다보고 ..
2012.05.22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1] 우리가 형제라는 걸 알아들 보시겠소?
세 사람 중 가운데 있는 인물은 옷에 두른 띠가 다르다. 황금색 테두리 안에 붉은 장식이 든 학정금대(鶴頂金帶)다. 그는 수사(水使)를 거쳐 통제사를 지낸 조계(趙啓·1740~1813)다. 그 양 옆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같은 모양의 띠를 찼다. 왼쪽이 조두(趙山斗..
2012.05.20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3] "자동차가 내는 소음은 현대 문명이 준 선물"
한밤에 정전이 되면, 주위가 조용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큰 착각이었음을 알게 된다. 냉장고, 컴퓨터, 조명기구 등 쉴 새 없이 백색 소음을 발산하는 가전제품이 모두 꺼진 후에 찾아오는 적막은 너무나 낯설어 오히려 귀가 멍할 지경이다.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전위..
2012.05.15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0] 그날 그녀는 알았다, 죽음과 입맞추리라는 걸
임진왜란 때 진주의 논개(論介)는 왜장(倭將)을 안고 남강에 몸을 던졌다. 평양에도 왜군의 간담을 얼어붙게 만든 여성이 있었다. 의기(義妓)로 추앙받는 계월향(桂月香·?~1592)이다. 임진년 그해 평양성이 함락되자 계월향은 정인(情人)이던 김경서(金景瑞) 장군을 성안..
2012.05.13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