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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7] 그림이 나를 쏘아본다… "이 자리서 결판내자"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1668~ 1715)'라고 하면 긴가민가하다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도 이 그림을 들이밀면 "아, 그 사람" 한다. 공재는 얼굴이 명함이다. 실은 얼굴값만 한 게 아니라 집안도 만만찮다. 증조부가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를 지은 윤선도이고..
2012.04.22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9] "문 닫아요" "조금만 더 봅시다" 오후 4시 아수라장 루브르박물관
풍속화를 주로 그렸던 프랑스 화가 프랑수아 오귀스트 비야르(1798~1882)가 1847년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대회랑 모습을 보여준다. 오후 4시 폐관을 알리는 관리인들이 등장하자 안 그래도 복잡한 전시실이 아수라장이 됐다. 작품을 하나라도 더 보려는 사람들과 평론을 ..
2012.04.17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6] '소동파 코스튬' 갖춘 秋史, 비극을 뛰어넘었네
오른쪽에 제목이 있다. '완당 선생이 하늘이 닿은 바다에서 삿갓을 쓴 모습(阮堂先生海天一笠像)'. '완당'은 조선 말기 학자이자 서예가인 김정희(金正喜· 1786~1856)의 호다. '하늘이 닿은 바다'는 어딜까. 그가 귀양살이한 제주도다. 탱자나무 가시 울타리에서 8..
2012.04.15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8] 손마디 투박한 民草들, 진지하게 선거에 임했다
늙수그레한 남자 다섯 명이 한데 모여 앉았다. 앞치마를 둘렀거나, 두건을 썼거나, 단추가 많이 달린 외투를 입은 그들의 차림새는 격식이 없고 허름하지만, 자세만큼은 하나같이 진지하다. 이들의 눈과 귀가 온통 쏠려있는 건 신문이다. 신문에는 다가올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
2012.04.12 (목)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5] 신라 大학자는 왜 신발 벗은 채 히죽 웃었나
최치원(崔致遠·857~?)은 무엇보다 문장가다. 10년 넘게 당나라에서 벼슬살이하며 남부럽잖게 행세한 것도 문재(文才)가 밑천이 된 까닭이다. 황소(黃巢)의 난을 진압한 그의 격문(檄文)은 모르는 이가 없다. 칼로 목을 치기는 쉬워도 글로 마음을 꺾기는 어렵다. 그는 ..
2012.04.08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옛 그림 옛 사람] [4] 범상치 않은 조선 여인 초상화, 누구일까?
조선시대 초상화에서 여자 주인공은 숫자로 따져 초라하다. 사대부 집안 여인이나 여염집 아내, 그리고 기생까지 포함해 알려진 작품 수가 10점이 안 된다. 왕실도 다르지 않다. 조선 초기에 왕비 초상이 그려진 사실이 있지만 임란 이후는 그런 기록조차 없다. 왕후의 초상을..
2012.04.01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클래식 ABC] 성악계 '작은 거인'의 은퇴
"데뷔 40여 년을 맞아서 콘서트에서 은퇴하기로 했습니다. 예술적 목표로 삼았던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싶지만, 건강이 허락하질 않네요."'작은 거인'의 목소리를 이제는 무대에서 들을 수 없습니다. 독일의 베이스 바리톤인 토마스 크바스토프(53·사진)가 최근 자신의 홈페..
2012.03.28 (수) 김성현 기자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7] 뒤틀리고 일그러진 욕망의 자화상
수많은 미술가가 자화상을 남겼지만, 누구도 에곤 실레(Egon Schiele· 1890~1918)처럼 메마르고 수척한 나체(裸體)의 자화상을 통해 뒤틀리고 일그러진 욕망의 치부를 노출한 적이 없다. 실레는 자기의 몸에 대해 누구라도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연민마저 없어 ..
2012.03.27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3] "임금이 바로 서야" 호통친 기개가 얼굴 위에
철면피(鐵面皮)가 아니라면 얼굴은 정직하다. 표정은 속마음을 곧이곧대로 전한다. 옛사람의 말이 "나무의 나이는 나이테에 묻고, 사람의 이력은 얼굴에 물어라"고 했다. 얼굴이 그 사람의 자서전인 셈이다. '눈썹 끝이 말려들면 다복(多福), 팔자 주름이 입아귀로 가면 아사..
2012.03.25 (일) 손철주 미술 평론가
[클래식 ABC] "3악장 끝나고 박수 삼가 주세요"
"특히 힘차고 우렁차게 마무리되는 3악장이 끝나고서는 박수를 삼가주시기 바랍니다."지난달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내한 공연이 시작되기에 앞서 이런 장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휴대전화를 끄거나 박수를 자제해 달라는 공..
2012.03.21 (수) 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