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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72] 대규모 건축 사업이 神의 뜻이었다고?
구데아(Gudea)는 기원전 21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도시국가였던 라가시(현재 이라크 남부)의 왕으로 신(神)들을 위한 수많은 신전을 신축하거나 기존의 신전을 증축했다. 그는 건축 사업과 동시에 자신의 조상(彫像)을 만들어 그 모든 신전(神殿)에 봉헌한 것으로도 ..
2012.07.25 (수)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9] 스물세 살, 살림도 내조도 겪을 만큼 겪었소
그림 오른쪽 귀퉁이에 적힌 작은 글씨로 보면, 스물세 살 먹은 여인의 초상이다. 신분도 곁에 씌어 있다. '숙부인(淑夫人) 장흥(長興) 마씨(馬氏)의 모습'이란다. 하지만 이 정도 귀띔으로는 그녀가 어느 벼슬자리에 있던 누구의 아내였는지, 알아내기 어렵다. 그린 이도 ..
2012.07.22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71] 비싸고 호화로운 예식… 결혼의 참의미는 어디에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 중 가장 큰 그림은 바로 이탈리아 화가 파올로 베로네세(Paolo Veronese·1528~1588)가 그린 '가나의 결혼식'이다. 세로 7m, 가로 10m에 육박하는 이 거대한 화면 안에서는 야외에 내놓은 테이블을 둘러싸고 130여..
2012.07.17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9] 진실을 찾아 메마른 땅 위를 방황하노라
미화(美貨) 1달러짜리 지폐의 뒤쪽에는 피라미드 꼭대기에 눈 하나가 붙어있는 문양이 있다. 세상 만물을 꿰뚫어보는 절대자의 눈을 상징하는 이 '섭리(攝理)의 눈(Eye of Providence)'은 고대 문명으로부터 전해오는 진리의 상징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상징주의 ..
2012.07.05 (목)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7] 이미 俗世 등져 머리 깎았거늘… 왜 시름 담아 두 눈 부릅떴나
패랭이처럼 꼭대기가 둥근 갓을 쓴 김시습(金時習·1435~1493)이다. 챙이 있어 햇빛을 가리고, 눌러쓰면 세상을 피하기에 좋다는 그 갓이다. 크고 작은 호박 구슬로 장식한 갓끈이 유난히 까맣다. 조선 초기의 학자이자 문인이었던 김시습은 야인(野人)의 복장인 도포를 ..
2012.07.01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8] 감격의 포옹 한쪽엔 불만 어린 長男이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1606~1669)는 화가로서의 성공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었지만, 마치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순식간에 그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어린 자식들에 뒤이어 아내마저 죽고,..
2012.06.26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6] 무명 선비의 항변 "이 초상화는 나를 잘못 그렸다"
각이 바르게 선 동파관(冠)이 제법 높다. 동정 없는 곧은 깃에 소매 둥근 도포는 품이 낙낙하다. 배꼽 아래에서 두 손을 맞잡아 소맷부리에 꽃무늬 같은 마디가 생겼다. 가슴에 두른 새까만 끈목은 납작하다. 돗자리를 밟은 버선발이 희디흰데, 버선코에서 살짝 들린 선이 맵시..
2012.06.24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7] 어떤 찬란한 것도 오래가지 못하리
'제국(帝國)의 몰락'은 19세기 유럽인들에게 우수(憂愁)를 자아내는 주제였다. 국가의 흥망성쇠야 당연한 역사의 이치지만, 그 주인공이 마치 찬란한 태양처럼 온 세상을 호령했던 영광된 제국이라면 허무한 감정이 더욱 강렬해지기 때문이다. 영국이 자랑하는 풍경화가 윌리엄 터..
2012.06.19 (화)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5] 꿈틀대는 용 무늬에 '大權의 기상'이
조선 왕조에서 얼굴이 알려진 임금이 몇 명이나 될까. 남아있는 초상화와 사진 다 동원해도 열 명이 안 된다. 그 숱한 왕의 초상이 전란을 겪으며 대부분 불에 타버렸다. 조선은 '초상화의 천국'이라고 했다. 빈말이 아닌 것이, 나라를 세운 태조 이성계(李成桂·1335~14..
2012.06.17 (일) 손철주 미술평론가
[클래식 ABC] 천국에서 부를 겨울나그네가 그립다
독일 가곡에서 최고 가수로 꼽히는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그는 아내가 노래할 때, 자주 피아노 반주를 자청했습니다. 슈베르트의 가곡 '죽음과 소녀'에서 아내(율리아 바라디)가 자기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노래하는 내내, 돋보기 안경을 쓴 피셔 디스카우는 진지한 얼굴로 ..
2012.06.13 (수) 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