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09 17:43

광적(狂的)으로 꿈에 집착하는 사람이 왜 많을까. 뮤지컬에는 왜 꿈 이야기가 많을까.
3년 만에 돌아온 라이선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이 질문들에 답한다. 삶의 광적(光跡), 그러니까 지난한 삶에서 '빛의 줄기'를 찾는 뮤지컬이다.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1547~1616)의 소설 '돈키호테'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어느 지하 감옥으로 끌려온 세르반테스. 시인 겸 극작가인 그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세무 공무원도 겸하고 있다. 몰락한 귀족이지만 성실하고 올곧은 그는 세금을 내지 않는 교회를 저당으로 잡았다가 종교재판에 회부됐다.
지하 감옥에서 만난 죄수들은 세르반테스가 쓴 희곡 '돈키호테'를 불태우려 한다. 그러자 그는 죄수들의 우두머리가 제안한 재판을 받아들이고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극 형태로 스스로를 변론한다. 극중 라만차에 살고 있는 '알론조'는 자신이 '돈키호테 기사'라고 믿는다. 풍차를 거인 괴수라 여기며 달려드는 그는 여관을 성이랍시고 찾아들어간다. 그곳에서 하녀 '알돈자'를 아름다운 여인 '둘시네아'로 부른다. 여관주인을 영주로 모신다. 그에게 기사 작위를 받고, 이발사의 면도 대야를 황금투구라 부르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현실은 진실의 적"이라고 말하는 돈키호테의 '비정상적인' 행동은 가뜩이나 미친 세상에서 꿈을 품고 살아가는 자들의 은유다. 겉으로 보기에는 거룩하나 뒤틀린 내적 자아를 지닌 이들의 추악함이 돈키호테로 인해 들쑤셔진다. 미친 돈키호테에 감동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야기에 감동의 날개를 달아주는 건 작곡가 미치 리(1928~2014)와 작사가 조 다리온(1911~2001)이 합작한 넘버들이다. 열망 속에 도사리고 있는 용기를 그르렁거리게 만드는 대표 넘버 '이룰 수 없는 꿈'(The Impossible Dream)을 비롯해 '둘시네아' '내게 뭘 원하나' '라만차의 사나이' '그분의 생각뿐' 등 장르와 무관하게 귀에 감기는 곡들로 넘친다. 스패니시, 집시 등의 음악을 기반으로 한 월드뮤직 풍의 넘버는 들을수록 새롭다.
공연 중인 8번째 시즌에서 가장 달라진 것은 2막의 넘버 '새야, 작은 새야' 리프리즈, 즉 변주해서 반복되는 넘버다.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을 전시한다는 비판을 들은 장면인데, 강도가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무엇보다 '맨오브라만차'의 가장 큰 매력은 가창력과 함께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연기하는 돈키호테다. 이번 시즌의 돈키호테는 오만석(44), 홍광호(36)다. 오만석의 돈키호테는 능청스럽고 홍광호의 돈키호테는 드라마틱하다. 이들은 닿을 수 없는 이상을 향해 열망으로 뒤범벅이 된 정열을 내뿜는다.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소. 오직 주어진 나의 길을 따를 뿐."
돈키호테를 비추는 빛이 객석으로도 스며들기 시작한다. 6월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3년 만에 돌아온 라이선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이 질문들에 답한다. 삶의 광적(光跡), 그러니까 지난한 삶에서 '빛의 줄기'를 찾는 뮤지컬이다.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1547~1616)의 소설 '돈키호테'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어느 지하 감옥으로 끌려온 세르반테스. 시인 겸 극작가인 그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세무 공무원도 겸하고 있다. 몰락한 귀족이지만 성실하고 올곧은 그는 세금을 내지 않는 교회를 저당으로 잡았다가 종교재판에 회부됐다.
지하 감옥에서 만난 죄수들은 세르반테스가 쓴 희곡 '돈키호테'를 불태우려 한다. 그러자 그는 죄수들의 우두머리가 제안한 재판을 받아들이고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극 형태로 스스로를 변론한다. 극중 라만차에 살고 있는 '알론조'는 자신이 '돈키호테 기사'라고 믿는다. 풍차를 거인 괴수라 여기며 달려드는 그는 여관을 성이랍시고 찾아들어간다. 그곳에서 하녀 '알돈자'를 아름다운 여인 '둘시네아'로 부른다. 여관주인을 영주로 모신다. 그에게 기사 작위를 받고, 이발사의 면도 대야를 황금투구라 부르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현실은 진실의 적"이라고 말하는 돈키호테의 '비정상적인' 행동은 가뜩이나 미친 세상에서 꿈을 품고 살아가는 자들의 은유다. 겉으로 보기에는 거룩하나 뒤틀린 내적 자아를 지닌 이들의 추악함이 돈키호테로 인해 들쑤셔진다. 미친 돈키호테에 감동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야기에 감동의 날개를 달아주는 건 작곡가 미치 리(1928~2014)와 작사가 조 다리온(1911~2001)이 합작한 넘버들이다. 열망 속에 도사리고 있는 용기를 그르렁거리게 만드는 대표 넘버 '이룰 수 없는 꿈'(The Impossible Dream)을 비롯해 '둘시네아' '내게 뭘 원하나' '라만차의 사나이' '그분의 생각뿐' 등 장르와 무관하게 귀에 감기는 곡들로 넘친다. 스패니시, 집시 등의 음악을 기반으로 한 월드뮤직 풍의 넘버는 들을수록 새롭다.
공연 중인 8번째 시즌에서 가장 달라진 것은 2막의 넘버 '새야, 작은 새야' 리프리즈, 즉 변주해서 반복되는 넘버다.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을 전시한다는 비판을 들은 장면인데, 강도가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무엇보다 '맨오브라만차'의 가장 큰 매력은 가창력과 함께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연기하는 돈키호테다. 이번 시즌의 돈키호테는 오만석(44), 홍광호(36)다. 오만석의 돈키호테는 능청스럽고 홍광호의 돈키호테는 드라마틱하다. 이들은 닿을 수 없는 이상을 향해 열망으로 뒤범벅이 된 정열을 내뿜는다.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소. 오직 주어진 나의 길을 따를 뿐."
돈키호테를 비추는 빛이 객석으로도 스며들기 시작한다. 6월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