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공연·전시 총 430회…'2017-18 세종시즌'

입력 : 2017.01.10 09:05
미코 프랑크
미코 프랑크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헨리크 입센의 '왕위 주장자들' 한국 초연, 이영훈 작곡가의 히트곡을 엮은 주크박스 창작 뮤지컬 '광화문연가'….

세종문화회관(사장 이승엽)이 오는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공연·전시 57개를 총 430회 선보이는 두 번째 레퍼토리 시즌 '2017-18 세종시즌'을 시작한다고 9일 발표했다.

클래식음악은 미코 프랑크 예술감독이 이끌고 손열음이 협연하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5월25일 대극장)을 비롯해 시즌 개막 오페라로 지난해에 이어 다시 선보이는 크리스티나 페촐리의 '사랑의 묘약'(3월 22~25일 대극장) 등 대형 공연이 눈길을 끈다.

연극 중에서는 '내 이름은 강' '내 심장을 쏴라' 등에서 콤비를 이룬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과 극작가 고연옥이 다시 호흡을 맞추는 헨리크 입센의 '왕위 주장자들'(3월 31일~4월23일 M씨어터) 한국 초연이 주목된다.

'인형의 집' '유령' '사회의 기둥들' 등 문제작을 발표하며 근대극의 1인자라고 평가받는 입센의 대표적 서사극으로 권력을 향한 인간의 악마성을 그린다.

'환도열차' '햇빛샤워'의 연출가 겸 극작가 장우재의 신작 '에틱스vs.모럴스'(가제, 10월13~29일 M씨어터)는 김광보 단장과 장 작가가 11년 만에 함께하는 작업으로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중에서는 단연 '광화문 연가'(12월15일~2018년 1월14일 대극장)가 눈에 띈다. 기존 동명의 뮤지컬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서울시뮤지컬단과 CJ E&M이 공동 기획하는 작품으로 고선웅 대본, 이지나 연출 등 스타 창작진이 함께 한다.

구한 말 헤이그 특사 이야기를 그린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 뮤지컬 '밀사'(5월19일~6월11일 M씨어터)는 오세혁 대본, 김덕남 연출로 공연된다. 지난해 초연한 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6월15일~8월6일 대극장) 재공연도 오른다.

전시 프로그램으로는 동시대 우리 작가들이 그린 꽃, 곤충, 동물을 주제로 삼은 현대 한국화를 조망하는 '화화-반려·교감(5월16일~7월9일 미술관), 수학적 계산에 따라 인지와 착각의 경계를 세밀한 선으로 표현해낸 판화가이자 드로잉 작가였던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1898~ 1972)의 첫 전시인 '시간과 공간의 경계'(7월17일~10월15일 미술관)가 준비됐다.

세종문화회관은 연간 프로그램을 미리 선정, 통합적인 홍보마케팅을 추진하는 공연장 운영 제도인 시즌제를 지난해 도입했다. 이를 통해 총 48건 463회의 공연과 전시를 선보였다.

세종문화회관 이승엽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시즌이 계획대로 진행이 됐다"면서도 다만 "자신감 있게 밀어붙이지 못한 건 아쉽다"고 했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마케팅을 해야 했다"며 "이번 두 번째 시즌에서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운영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종문화회관은 최근 뜻하지 않게 안팎의 일들에 휩쓸렸다. 광화문광장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지난해 연말부터 이달 7일까지 매주 토요일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촛불정국에 놓였다. 극장 관객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화장실 등 대거 공연장을 찾았는데 이 사장은 "넓은 의미 공공 예술기관으로서 대응을 하고 있다"며 "관객이 줄어든 것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재정난이 예상돼 지난해 하반기에 본인 월급을 미리 스스로 깎기도 했던 이 사장은 "재정 위기는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라며 "하지만, 예술사업과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줄인 건 없다. 산하 9개 예술단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이 지난해 말 각종 구설에 올랐던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을 가입한 지 2년8개월 만에 탈퇴한 이후 기업의 후원이 줄어든 것이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경기침체와 김영란 법 등의 영향에 따른) 기업의 전반적인 위축 분위기가 있었으나 현재까지 우리가 체감한 건 없었다"며 "궁극적으로 전체 시즌을 지원하는 일종의 타이틀 스폰서를 갖는 것이 시즌제의 또 다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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