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서 누리기에 난 아직 젊다"

입력 : 2016.12.13 01:28

[제10회 차범석희곡상 시상식, 장막 희곡 부문 당선 김은성씨]
39세로 역대 최연소 수상 기염 "항상 새로운 형식에 도전할 것"

"시상식 앞두고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 차범석 선생님의 '산불'을 다시 천천히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감동을 느꼈습니다. 반세기도 더 전에 선생님께서 증언하셨던 분단과 전쟁의 아픔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 있고 당대를 희곡으로 증언한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 되새겨볼 수 있었습니다."

12일 오후 제10회 차범석희곡상 시상식이 열린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수상자인 김은성(39)씨가 진지한 표정으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차범석희곡상 장막 희곡 부문에 당선된 작가 중 최연소인 그는 "말씀만 듣던 (예술계의) 여러 선생님들을 앞에 모시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있게 됐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지난 9~10월 두산아트센터에 올랐던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로 상을 받았다. 뮤지컬 극본 부문에선 올해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12일 열린 제10회 차범석희곡상 시상식. 왼쪽부터 차범석 선생의 차남 차순주씨, 고희경 홍익대 교수, 김광보 서울시극단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이종덕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 차혜영 차범석연극재단 이사장, 올해 수상자 김은성씨, 방상훈 조선일보사 사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임영웅·김수용·조흥동·김기덕씨,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 허순자 서울예대 교수, 배삼식 동덕여대 교수. /이태경 기자
12일 열린 제10회 차범석희곡상 시상식. 왼쪽부터 차범석 선생의 차남 차순주씨, 고희경 홍익대 교수, 김광보 서울시극단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이종덕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 차혜영 차범석연극재단 이사장, 올해 수상자 김은성씨, 방상훈 조선일보사 사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임영웅·김수용·조흥동·김기덕씨,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 허순자 서울예대 교수, 배삼식 동덕여대 교수. /이태경 기자

차범석희곡상은 연극 '산불'과 드라마 '전원일기'의 극작가인 차범석(1924~ 2006)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2007년 1회 수상자를 배출했다. 2013년부터는 한 해 동안 공연된 창작극 전체로 심사 범위를 넓혔고 10회인 올해부터는 공연작과 공모작을 아울러 심사한다.

배우 배해선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 차범석 선생의 장녀인 차혜영 차범석연극재단 이사장은 "상이 제정될 때엔 몇 년 못 가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는데 여러분의 도움으로 10회를 맞게 됐다"며 "저세상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한자리에 모인 낯익은 후배들과 제자들, 오늘의 수상자인 김은성 작가를 보며 흐뭇해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인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일관되게 우리의 현재와 이면을 탐색한 김은성 작가는 '썬샤인의 전사들'에서 그 탐색을 더욱 치열하고 정교하게 하는 동시에 우리의 근현대사를 가로지르는 극적인 상상력을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은성씨에게는 상금 30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김씨는 "멈춰서 누리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재미있고 새로운 형식에 도전하겠습니다. 시대의 목소리를 뜨겁게 담아내는 작품을 쓸 수 있도록 현장과 함께하겠습니다. 무대의 배후에서 땀 흘리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우리말을 더욱 정성 들여 쓰겠습니다"라고 다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허순자 서울예대 교수,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고희경 홍익대 교수, 김광보 서울시극단장, 배삼식 동덕여대 교수 등 심사위원과 차범석 선생의 차남 차순주씨 등 가족, 이방주 이해랑연극재단 이사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김기덕·김수용·박명숙·박정자·윤대성·이병복·임영웅·조흥동·최청자씨, 배우 권성덕·김재건·손봉숙·우미화·이숙·최선자·한보경씨, 이종덕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 정대경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송형종 서울연극협회장, 박계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 이한승 극단 실험극장 대표, 도정님 한국발레협회장, 조선일보사 방상훈 사장과 홍준호 발행인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