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드가

공연도중 춤에 한껏 빠져있는 발레리나의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동감 있게 표현된 그림으로 특히 파스텔을 이용하여 화면전체가 화사하게 표현된 작품이죠.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그리고 한번 발레리나의 표정을 자세히 보세요. 매우 사실적이지 않나요? 꼭 현장에서 공연을 보는듯한 생생함을 그대로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부유층 출신이었던 에드가 드가는 20대부터 파리 오페라 극장에 자주 다니며 오페라 공연과 발레 공연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작품 '스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의 자리는 상류층들이 많이 이용하는 박스석 이었습니다. 공연을 감상하는 내내 에드가 드가는 공연속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머릿속에 꼼꼼히 기억합니다. 그리곤 자신의 아뜰리에로 가서 그 기억들을 그림으로 완성시켰습니다.

그런데 그 기억들이 어찌나 생생했던지 그의 작품들을 보면 꼭 한 장의 스냅사진을 보는듯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에드가 드가의 섬세하고 치밀한 관찰력과 묘사력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파리의 부유한 은행가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에드가 드가는 어려서부터 매우 차갑고 까다로운 성격이었습니다. 그가 싫어했던 것은 어린아이, 꽃, 강아지였다고 하니 대충 짐작이 됩니다. 또한 그는 노골적으로 여성을 혐오했습니다.
그런 그의 성격 탓으로 인해 그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고, 늘 고독했습니다. 발레공연, 경마, 오페라, 목욕하는 여인, 등을 주제로 삼았던 에드가 드가는 당시 야외 풍경화를 그리는 화가들을 보며 이런 말도 했다고 합니다. “미술은 스포츠가 아니다”
하지만 그의 미술적 재능과 열정은 대단했습니다. 그림을 그리지 않을 때도 드가는 끊임없이 작품에 관한 메모를 하였고 그림을 준비하였습니다. 심지어 그는 색채에 관한 자신의 느낌까지 세세히 기록할 정도였습니다.
그의 몇몇 작품을 보면 꼭 잘린 듯이 보이는데 그것 또한 드가의 완벽한 계획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에드가 드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미술이란 범죄만큼이나 세심한 계획을 요구한다.”
에드가 드가의 누드화를 볼까요?
그는 주로 목욕하는 여인들의 누드를 그렸는데 그 특징은 그림속의 여인들에게는 특별한 포즈가 없다는데 있습니다. 심지어 에드가 드가는 자신의 그림이 상투적이 되는 것을 걱정했던지 모델들에게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유롭게 움직이라는 요구를 하기도 합니다.

에드가 드가는 젊은 시절부터 눈이 좋지 않았습니다. 30대부터 나빠지기 시작한 드가는 말년에 이르러서는 거의 눈이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 후 드가의 그림에 관한 열정은 촉각을 이용한 조각으로 이어집니다. 에드가 드가의 조각품을 보고 르누아르는 오귀스트 로댕보다 더 위대하다고 했습니다.
자존심이 강했고 사람들과 어울리길 싫어했던 성격으로 인해 평생 고독하게 살았던 에드가 드가는 1917년 83세를 일기로 쓸쓸히 화가로서의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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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영상 제공 : 서정욱 갤러리 대표 서정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