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에서 들려오는 블루스… 낯선 발효의 힘

입력 : 2025.11.13 12:16

디지털아트 조명 '시그널 온 세일’ 일환
정연두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19일까지 소격동 국제갤러리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전경. /아트조선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전경. /아트조선
 
19일까지 정연두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이 국제갤러리 서울 한옥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하고 에이치존(Hzone)이 기획·운영하는 프로젝트 '시그널 온 세일(Signal on Sale)'의 일환이다.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전경. /아트조선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전경. /아트조선
 
'시그널 온 세일’은 다변화하는 디지털아트의 유통기반 조성과 시장 담론 형성을 위해 국내외 작가와 화랑, 미술관, 아트페어, 경매 등 시각예술 분야의 다양한 주체가 모여 연구하고자 마련된 행사다. 디지털아트의 미학적 서사와 작업방식, 수집과 유통을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본다. 프로그램에는 삼청동 일대 7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전경. /아트조선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전경. /아트조선
 
정연두는 영상, 사진, 조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이질적인 대상을 횡단하며 시대의 틈을 드러내고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4월 부산점에서 개최된 동명의 개인전에서 처음 소개한 동시 재생의 다채널 영상 설치 작품 ‘피치 못할 블루스’(2025)를 비롯한 여러 작품을 선보인다.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전경. /아트조선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전경. /아트조선
 
국제갤러리 한옥 공간에는 메주, 블루스, 소년과 소녀, 밀가루가 이질적이면서도 입체적으로 연결된다. 작가는 썩어서 없어지는 유한한 존재를 다시 돌아보고 존재의 흔적을 찾는 여정을 위트 있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포스터. /예술경영지원센터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포스터. /예술경영지원센터
 
‘피치 못할 블루스’는 보스턴, 서울 등 각기 다른 곳에 있는 콘트라베이스, 보컬, 색소폰, 오르간, 드럼 다섯 명의 연주자가 합의되지 않은 자신만의 소리로 협주하며, 동시에 발효의 영상을 재생해놓고 연주하는동안 보면서 각각의 연주자가 즉흥적으로 선율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들의 연주는 박자나 음정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효소의 기포가 터지는 것처럼 불규칙하고 낯설다. 불협화음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어딘가 따뜻하고 위로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들이 연주하는 동안 보며 연주한 영상은 전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연주자를 촬영한 영상과 마주보는 형태로 설치돼 있어 보다 직관적인 대조와 연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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