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0.02 12:07
작품 23여 점 내걸려
7일에는 작가와의 대화
3일부터 11월 15일까지 뉴욕 첼시 Gallery AP Space

역상조각으로 40여 년간 작품 활동을 이어온 이용덕(66)의 개인전이 3일부터 11월 15일까지 뉴욕 첼시의 Gallery AP Space(에이피 스페이스 갤러리)에서 열린다. 그간 작가는 유럽과 아시아, 미주권 등 세계적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작품을 선보여 왔는데, 뉴욕에서는 이번이 최초다.
이용덕의 역상조각은 고유한 조형적 특성이 사진이나 영상으로 재현되지 않는다. 작품을 직접 실견했을 때, 미디어로는 포착되지 않는 입체감과 생동하는 감각을 느낄 수 있으며, 작품과 상호작용하는 감상자에 의하여 작품이 완성되는 작업의 조건 때문이다.



보통의 조각 작품이라면 점토로 성형하고 표면을 따라 몰딩을 만든 뒤, 빈자리에 청동이나 석고 등을 채워 넣어 조각을 완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용덕은 비워낸 자리 그 자체를 작품으로 삼는다. 작품을 만난 첫인상은 움푹 파인 구덩이처럼 보이지만, 이내 반전이 일어난다. 작품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시선을 옮기면 작품이 음각이 아닌 양각으로, 입체적으로 튀어나온 듯한 형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23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오는 7일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

작가는 관객에 의해 비로소 그의 작품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현대미술은 보통 ‘무엇을 말하는지’에 대해서만 집중하지만 저는 주제를 최소화하고 ‘작품을 어떻게 표현할까’와 같은 형식을 고민합니다. 작품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관람객이 스스로 그 가치를 찾고 향유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죠.”
이용덕은 베를린 슐 뮤지엄, 모란미술관, 국립 중국미술관, 마카오미술관, 다륜미술관, 바우트웰 드레이터 갤러리, 표 갤러리, 문신미술관, 아라리오 갤러리, 토탈미술관, ACS(아트조선스페이스) 등 세계 곳곳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이용덕은 ‘역상조각’ 기법을 통하여 존재와 부재, 실재와 허상 등 대립되는 두 상태를 하나로 공존시키는 작업을 전개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23년 설립된 Gallery AP Space(에이피 스페이스 갤러리)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예술 거리 뉴욕 첼시 중심에 위치한 갤러리다. 동시대 미술 영역에서 독자적 창의성과 열정으로 활동하는 뉴욕 현지 작가들과 국제적으로 활약하는 다양한 국가의 작가들 작품으로 전시를 기획해 왔다. 미술사적 의미와 가치가 있는 작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조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구축해 가는 작가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뉴욕 첫 개인전과 맞춰 그간의 화업을 담은 아트북도 발간했다. 심상용, 최태만, 원애경 등 전문가 10인의 글을 모아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