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8.19 18:38
9월 3일 프리뷰 시작으로 아트위크 펼쳐진다
규모 축소하며 숨고르기
서울 삼성동 코엑스

미술계에도 번진 글로벌 경기 침체는 코로나 이후 급성장했던 분위기를 축소시켰다. 이에 올해 9월 3일 프리뷰로 시작되는 ‘키아프·프리즈’는 외연 확장을 거듭해 온 과거와는 달리, 참가 갤러리 수를 줄이고 작품과 작가 선정에 신경쓰는 등 내실을 다지는 데에 집중한다.

우선 키아프는 작년 205개였던 참가 갤러리 수를 올해 175개로 줄였다. ‘도떼기시장 같다’라는 지난 행사에서의 지적을 참고해 더 넓은 휴식 공간을 조성하고, 수준높은 작가와 작품을 선보이는 것에 집중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처음으로 주제를 선정해 발표한다. 2025년 주제는 ‘공진(Resonance)’이다. 최근 혼란했던 사회·정치적 상황을 타개하고 미술 생태계가 공생한다는 뜻을 담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내 주요 참가 갤러리는 가나아트,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선화랑, 표갤러리, 조현화랑, 우손갤러리, 학고재, BHAK, 리안갤러리, 더페이지갤러리 등 100곳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하고, 윤선갤러리, 021갤러리, 갤러리 휴가 처음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해외 주요 참가 갤러리는 화이트스톤 갤러리(홍콩), 탕 컨템포러리 아트(베이징), 아트 오브 월드 갤러리(휴스턴), 333갤러리(방콕) 등이 참가하고, 프리모 마렐라 갤러리(밀라노), 갤러리 징크(세우베르스도르프), 아트 오브 네이처 컨템포러리(홍콩), 하이드 갤러리(도쿄) 등의 갤러리가 첫선을 보인다.
특히 키아프 측은 ‘프리즈와의 차별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국 근현대미술에 대한 연구와 해외 교류’라고 답했다. 규모를 늘려 최대한 많은 작가와 작품을 지난 행사와는 달리, 이제는 차별화된 기획에 대해 고민하고 내실을 다지기 위한 방안을 다방면으로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키아프에서는 ‘2025 Kiaf HIGHLIGHTS’ 주목할만한 동시대 작가를 발굴하고,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 특별전 ‘리버스 캐비닛’을 열어 한국의 돈선빌, 정금형, 염지혜, 오가영과 일본의 다케무라 케이(Kei Takemura), 다카하시 센(Sen Takahashi)의 교류 전시를 선보인다. 이밖에도 해외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인천국제공항에서 특별전을 열고, 다양한 토크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프리즈 역시 아시아 미술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을 탐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이번 프리즈 포커스 아시아에서는 코헤시 이니셔티브가 인도네시아 작가 티모테우스 앙가완 쿠스코(Timoteus Anggawan Kusco)의 식민의 기억을 가상의 민속학적 아카이브로 재구성한 작업을 조명하고, 린시드는 량푸(Liang Fu)의 공상과학적 애가를 전시한다. 상히읗은 정유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도시 조각을 선보이며, 이밖에도 포커스 아시아의 다양한 갤러리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그동안 시야 밖에 있었던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의 미술을 가시화한다.
프리즈 서울의 디렉터 패트릭 리(Patrick Lee)는 “올해로 4회를 맞는 프리즈 서울은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미술계에서 서울이 문화적 중심지로 자리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이번 페어는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하는 갤러리의 참여가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국제적인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창작 커뮤니티의 저력과 이곳에서 이어지는 의미있는 교류를 함께 할 수 있어 뜻깊다”라고 밝혔다.

국제갤러리는 박서보와 하종현, 김윤신, 양혜규, 장파, 갈라 포라스-김(Gala Porras-Kim) 등 디아스포라 작가의 작업을 아우르는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인다. 가고시안은 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를 중심으로, 페이스 갤러리는 오돌프 고틀리브(Adolph Gottlieb)의 1962년작 ‘Expanding’을 비롯해 유영국, 로렌 퀸(Lauren Quin), 오카자키 겐지로(Kenjiro Okazaki)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화이트 큐브는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등의 작품을 출품한다.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살보(Salvo)의 주요 작품을 아우르며, 리안 갤러리는 이광호, 애나 박(Anna Park), 이건용, 이강소, 김근태 등을 조명하고, 알민 레쉬는 하종현, 김창열, 브라이언 캘빈(Brian Calvin), 클로이 와이즈(Chloe Wise)를 비롯해 국내외 작가의 세대를 아우른다. 프리즈는 9월 6일까지, 키아프는 9월 7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