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학미술제 캔버스 노트 6장] ‘손가락들의 위장놀음’·‘금속조직구조 식기 시리즈’·‘독’

입력 : 2025.07.28 13:57

‘2025 대학미술제: 캔버스 리그’
ACS와 졸업작품 아카이빙 플랫폼 PoA 공동 주최
29일부터 서울 광화문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블라인드 전시
전시 관람객 블라인드 투표
득표 상위 3인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ACF 참가 혜택

'2025 대학미술제' 전시 포스터. /아트조선
'2025 대학미술제' 전시 포스터. /아트조선
 
‘2025 대학미술제’는 2024년 졸업 작품을 제출한 대한민국 예술대학 학생들의 작업을 재조명하고, 학업을 마침과 동시에 새로운 출발선에 선 청년 작가들에게 전업 작가로 나아가는 전환점이자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된 전시다.
 
이번 전시는 ART CHOSUN과 TV CHOSUN이 공동 주최하고, 졸업 작품 아카이빙 플랫폼 PoA와 ACS(아트조선스페이스)가 공동 기획했다. ‘2025 대학미술제’에는 51개 대학 출신 졸업생 수백 명이 지원했으며, 이중 내부 심사와 외부 전문가 평가, 대중 투표를 거쳐 21명이 최종 선발됐다. 선발 작가는 7월 29일부터 서울 광화문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전시를 갖고, 방문객 투표를 통해 득표 상위 3인에게는 오는 10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리는 전시형 아트페어 ACF(아트조선포커스)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ACF는 미디어의 시선과 관점으로 기획한다. 올해 3월에 이우환·이배·윤형근·김창열·하종현·박서보 등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내걸어 컬렉터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이에, 아트조선은 7회에 걸쳐 매체·주제·표현양식 등의 기준으로 작가 3인을 묶어 연재한다. 블라인드로 진행되는 전시 특성상 작가 이름과 이력을 공개하지 않는다.
 
손가락들의 위장놀음, 2024, oil on canvas, 165.2×135cm. /작가 제공
손가락들의 위장놀음, 2024, oil on canvas, 165.2×135cm. /작가 제공
 
작품 ‘손가락들의 위장놀음’은 손가락 자체의 조형성을 탐구한다. “가장 능동적일 수 있는 기관인 손가락들이 미세하게 꿈틀대는 힘에 대해, 그리고 그것들이 꼿꼿이 서 있을 수 있는 힘에 대해 관찰하고, 다시 원래대로 빙글빙글 돌려서, 유희해본다” 라고 말하는 작가는 시간의 흐름 속 지속되는 개인의 신체를 그린다.
 
작가는 신체에 대해 “개인을 가두는 거대한 기계”로 상정하며, 쓸모가 다하면 한계를 느끼고 영혼이 몸을 떠나게 되는 과정까지 일련의 유희로 바라본다. 어쩌면 몸은 그릇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탈인간적 사유를 바탕으로 신체를 바라볼 때,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을 발견할 수도 있다.
 
금속조직구조 식기 시리즈, 2024, copper, ottchil, and tin plating on copper, 4.6×11×11cm, 3.5×17×17cm, 3.1×22×22cm, 2.6×28.6×11cm, 1×18×12cm, 0.9×14×10cm, 0.9×12.5×8.5cm. /작가 제공
금속조직구조 식기 시리즈, 2024, copper, ottchil, and tin plating on copper, 4.6×11×11cm, 3.5×17×17cm, 3.1×22×22cm, 2.6×28.6×11cm, 1×18×12cm, 0.9×14×10cm, 0.9×12.5×8.5cm. /작가 제공
 
공예 작품 ‘금속조직구조 식기 시리즈’는 음식의 조리과정과 금속의 가공과정을 나란히 바라보며 재료를 다루는 감각 구조를 탐색한다. 음식의 조리 과정과 금속의 가공 과정 모두 재료를 절단하고 가공하며, 패턴을 가진 내부가 구조적인 형태로 바깥으로 드러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배추를 반으로 자르는 모습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작가는 이 감각을 확장해 조리된 결과가 놓이는 식기의 표면에 금속 조직 이미지를 전사해 보이지 않는 금속 내부의 힘을 식탁 위로 소환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재료를 감각적으로 다루는 손의 움직임과 판단, 그리고 조형적 응답이 하나의 오브제로 응축되는 과정을 표현한다.
 
독, 2024, acrylic on mulberry paper, 116.8×91cm. /작가 제공
독, 2024, acrylic on mulberry paper, 116.8×91cm. /작가 제공
 
사람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존재에게는 애정을 갈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작가는 작품 ‘독’에서 애정을 갈구하는 존재의 생경한 모습을 표현한다. ‘명확한 형체를 알 수 없어 기이해 보일 수도, 무서워 보일 수도 있는 이 생명체는 복슬복슬한 예쁜 털을 가지고 있다’.
 
사랑을 갈망하지만, 혓바닥이 뽑혀 말할 수가 없다. 자신이 가진 사랑스러움으로, 말 대신 온몸으로 사랑을 외치고 있다. 그 모습은 인간의 눈에는 낯설고 그로테스크하게 보이지만, 본질적 의도는 그렇지 않다. 작가는 의도와 보여지는 모습 사이에서 오는 괴리를 세련되게 표현해 낯설고 이질적인 감각을 일깨운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