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02 16:46
●전시명: 'Fragile Armour'●기간: 6. 27 ─ 8. 10●장소: EM갤러리(송파동 9-17)



EM갤러리는 6월 27일부터 8월 10일까지, 유진 샤드코의 한국 첫 개인전 <Fragile Armour>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최근 회화작업 10여 점이 소개된다.
유진 샤드코는 1987년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현재는 폴란드 바르샤바에 거주하며 비엔나, 바젤, 앤트워프 등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사진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해체하고, 색채와 붓질을 겹겹이 쌓아올린다. 기다림, 시련, 희망과 같은 복잡한 정서를 담아내며 인간 정체성의 유동성을 탐구한다. 시선을 피하거나 정서적으로 떨어져 있는 인물들은 고립과 연결 사이의 긴장을 불러일으키며 억눌림과 회복력, 침묵과 생동감이 충돌하는 장면을 만든다.

그의 작업은 직접 촬영한 사진과 그 외에도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우연히 접한 이미지에서 시작된다. 주로 맥락 없이 잘리거나 가려진 얼굴, 신체의 일부와 같이 변화의 가능성이 느껴지는 모호한 이미지를 수집하며 이미지들은 특정 인물이 아닌 감정의 기호로 재구성된다. 익명성은 작가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여지를 주고, 관람자에게도 각자의 마음을 투영할 수 있는 틈을 남긴다.

화면 위에 겹쳐진 거친 붓질은 사실주의적 묘사와 강하게 대비된다.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회화의 물성은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화면을 바꿔간다. 작업 과정도 감정의 작용과 닮아있다. 작가는 서사나 구조보다 감각의 흐름에 따라 즉흥적으로 형상을 만들어 간다. 물감은 덧입혀지고, 밀려나고, 다시 드러내며 반복되는 유기적인 궤적을 남긴다. 자유롭고 즉흥적인 이 붓질은 그의 회화가 하나의 ‘초상’이기 보다 한 존재의 내면을 지나간 흔적으로 보이도록 한다. 그리고 관람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도록 이끈다. 유진 샤드코는 부서지기 쉬우면서도 쉬이 무너지지 않는 보호막 ‘Fragile Armour’를 통해 인간이 지닌 연약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본질을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