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하인두예술상에 ‘정연두’… “개별서사에서 거대서사로 이어지는 독창성”

입력 : 2025.05.28 14:10

이질적인 대상을 횡단하며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작가
현재 부산과 보스턴서 전시
내년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수상 기념전 예정

정연두 작가. /국제갤러리
정연두 작가. /국제갤러리
하인두예술상 로고. /아트조선
하인두예술상 로고. /아트조선
 
제4회 하인두예술상 수상자로 작가 정연두(56)가 선정됐다. 정연두는 영상, 사진, 조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이질적인 대상을 횡단하며 시대의 틈을 드러내고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작업으로 전 세계 유수의 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정연두는 낯설고 생경한 주제를 묶어 하나의 총체적인 전시 내러티브를 형성해 낸다.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전경. /아트조선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전시 전경. /아트조선
 
7월 20일까지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진행 중인 전시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 역시 메주, 밀가루, 블루스, 텍스트로 이뤄진 신작이 전시장에 모여 복합적인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냉소에 빠지지 않는 작가 특유의 다정한 유머가 돋보인다. 동시에 내년 1월 25일까지 피바디에섹스박물관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정연두의 이름을 널리 알린 ‘상록타워’ 연작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이 내걸렸다.
 
하인두예술상은 ART CHOSUN(아트조선)이 2022년 제정한 미술상으로,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하고 한국적인 추상미술을 선도하며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 하인두(1930~1989)의 예술 정신을 기리고자 제정됐다.
 
한창 작업에 매진할 59세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하인두는 말년의 긴 투병 중에도 붓을 놓지 않고 창작열을 불태우며 오늘날 수작으로 평가받는 ‘혼불’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렇듯 어려움 속에서도 언제나 독창성을 모색하고 예술을 향한 열의를 꽃피웠던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하인두예술상은 개성 있는 작업 세계를 구축한 만 59세 미만의 한국 미술가, 국내에서 3년 이상 활동한 미술가를 대상으로 심사, 운영된다. 나이 제한이 있는 것은 하인두 화백이 59세의 일기로 작고한 것에서 비롯됐다. 비록 하 화백은 채 이루지 못했으나, 수상 작가는 59세 이후에도 더더욱 왕성한 작업 활동을 펼쳐나가 주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수상자 혜택으로 상금 1000만원과 이듬해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의 수상 기념 개인전을 개최하고 가나문화재단의 후원으로 파리국제예술공동체(Cite internationale des arts) 레지던시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하인두예술상은 2022년 처음 제정된 이래 작가 김현식을 시작으로 2023년 신미경, 2024년 박종규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제1회 하인두예술상 수상자인 김현식은 한국의 정서를 고유한 추상언어의 색조로 담아냈다면, 제2회 수상자 신미경은 비누라는 일상적 재료를 활용해 한국성 너머 동서고금의 감성적 본질을 관통한 독창성으로 국제적 위상을 구축했다. 제3회 박종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의 전환기에서 두 경계의 감성미학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Evergreen Tower, 2001, printed 2024. Set of 32 chromogenic prints. /작가 제공
Evergreen Tower, 2001, printed 2024. Set of 32 chromogenic prints. /작가 제공
Bewitched, 2001-ongoing, Single-channel 4K video, 22 minutes 30 seconds. /작가 제공
Bewitched, 2001-ongoing, Single-channel 4K video, 22 minutes 30 seconds. /작가 제공
 
제4회 하인두예술상 심사위원장을 정종효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하인두 작가는 한국적 정서와 불교적 철학을 기반에 두고 초월적 개념을 추상표현 작업으로 승화시킨 작가다. 2차원의 화면 위에 4차원의 확장적 개념의 작업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창작 조형의 결과물이었다. 이번 하인두예술상에 선정된 작가 정연두는, 사진, 영상, 설치작업을 통해 개별서사에서 거대서사로 이어지는 작업을 이어가고, 독창성의 확장적 개념은 두 작가가 상통하는 부분이다.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시공간을 이어가고 있는 동시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올해 하인두예술상의 최적의 수상자로 평가받았다.”라고 선정 의의를 밝혔다.
 
한편, 정연두는 서울대학교 조소과 졸업, 골드스미스 대학교 미술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에서 활동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2007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바 있으며, 주요 개인전으로는 국립현대미술관(2023), 울산시립미술관(2022), 미국 웨스트 팜 비치 노턴 미술관(2017), 아트선재센터(2017), 프랑스 비트리 쉬르 센 맥발 미술관(MAC VAL)(2015), 일본 아트 타워 미토(2014), 플라토 미술관(2014), 중국 상하이 K11 아트 스페이스(2013), 미국 뉴욕 PERFORMA 09(2009) 등이 있다. 2025년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 2024년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기념전, 2021년 광주비엔날레, 2016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등에 참여하였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도쿄도현대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시애틀 미술관, 맥발미술관 등에 작가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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