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15 16:05
독일 법원에 의해 파산 선고
“구체적 계획은 아직”

서울에 지점을 둔 베를린 기반 갤러리 페레스 프로젝트가 독일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후 파산 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만 사업 거래가 가능하다.
최근 몇 년간 불어닥친 미술계 불행을 피해 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아트바젤이 UBS와 함께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미술시장 거래액은 약 84조 5000억 원으로, 2023년에 비해 12퍼센트 감소했다. 올해도 역시 전망이 어둡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세계 경제가 둔화됐고, 미국 시총이 1경 6000조 증발하는 등 미술계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5년에 개관한 페레스 프로젝트는 밀라노, 서울에까지 지점을 두며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Mak2, 파올로 살바도르(Paolo Salvador), 유예림, 최유정, 레베카 애크로이드(Rebecca Ackroyd) 같은 젊은 신진 작가를 글로벌 무대에 소개하며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동시대적 미감을 겸비해 작품과 작가를 선정하고,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동시에 깊이 있는 전시를 선보여 국내에서도 많은 컬렉터들의 ‘믿고 보는 갤러리’로 거듭났다.


그러나 이후 베를린 본점은 2025년 2월 전시를 마지막으로 운영이 중단됐고, 밀라노 지점은 2023년 12월 이후 활동을 멈췄다. 현재 서울 지점이 유일하게 전시가 지속되고 있는 공간이다. 다만 페레스 프로젝트는 지난주 서울 SETEC에서 열린 아트오앤오를 비롯해 아르코 마드리드, 홍콩 아트바젤 등 다양한 아트페어에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페레스 프로젝트 서울은 국내 지점 운영에 관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명확히 전달받은 건 없다”라고 밝혔고, 페레스 프로젝트 베를린은 해당 소식을 처음 발행한 아트넷과의 인터뷰에서 “설립자 하비에르 페레스(Javier Peres)가 휴가를 떠나 5월에 복귀할 예정이다. 향후 행보는 복귀 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변호사로 일하던 하비에르 페레스는 컬렉터로 미술계에 첫 발을 들였고, 2003년에 변호사 생활을 정리하고 갤러리 페레스 프로젝트를 설립했다. 독일 법원의 이번 판결 역시 갤러리가 줄지어 문 닫는 최근의 불확실한 경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