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04 17:32
색면추상과 단색화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
김근중 개인전 ‘Natural Being; There or Here’
40여 년간 이어져 온 화업 변화


“존재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존재 자체를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가 남긴 말이다. 이는 김근중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작가가 존재에 대해 인식한 그 순간부터 캔버스 위에 그려낸 형상은 인식의 방식에 따라 작품으로 거듭나기 때문이다.

김근중 개인전 ‘Natural Being; There or Here’이 3월 20일까지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지금까지 선보였던 작품 중 단색화와 색면추상을 중심으로, 오랜 시간 탐구해 온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회화와 드로잉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계속해서 존재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왔다. 이를 시각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작가가 그려내는 단색화는 존재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작품의 매체에 대한 고민까지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석고붕대를 캔버스에 빈틈없이 감아 돌가루나 진줏빛 안료를 균일하고 섬세하게 바른 뒤 갈아서 얇게 만든다. 이 작업은 긴 인내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로 하기에, 그가 존재에 대해 성찰을 하며 진행하는 수행과도 같은 작업이다.

색면추상 작업에서는 강렬한 붓터치와 비정형적인 색면들이 ‘미와 추’를 넘나들며, 화사하고 밝은 색상만을 사용하기를 거부한다. 통상적으로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색과는 대조적으로 어둡고 음울한 색을 사용해 전통적인 미의 기준을 깨부수며, 새로운 색채적 바탕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도전을 거듭한다.
김근중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대만문화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중국미술사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작가의 작품은 전통적 기법과 현대적 해석을 결합하며, 구상과 추상, 동양적 미학과 서양적 형식 사이의 경계를 넘어서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보여주기에,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신선한 감각과 새로운 미적 경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