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 록카쿠!

입력 : 2024.12.16 17:12

개인전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
대형 설치 작품 최초 공개
내년 1월 25일까지 이태원동 쾨닉 서울

작품 앞에 선 아야코 록카쿠의 모습. /아트조선
작품 앞에 선 아야코 록카쿠의 모습. /아트조선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 전시 전경. /아트조선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 전시 전경. /아트조선
 
평면 세상에 살던 아야코 록카쿠(Ayako Rokkaku·42)가 마침내 입체 세상으로 튀어나왔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록카쿠 월드에서는 ‘아직 무언가가 되지 못한’ 미성숙한 존재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내뿜는다. 그 잠재력은 때로는 아름답고 환상적이고, 때로는 따뜻하고 포근하다.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에 머무르며 동대문 원단 시장에서 작품의 재료를 수급하며 설치 작품을 완성했다. 그동안 작은 규모의 설치 작품을 제작한 적은 있지만, 이번 전시만큼 큰 크기의 설치 작품을 선보이는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다.
 
내년 1월 25일까지 이태원동 쾨닉 서울에서 열리는 록카쿠 개인전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은 설치 작품뿐만 아니라 회화 신작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레지던시 활동을 하던 무렵 산에 둘러싸여 생활했던 경험에서 시작됐다. 스페인의 자연 풍경은 록카쿠의 상상력을 자극해 풍부한 영감을 줬다.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 전시 전경. /쾨닉 서울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 전시 전경. /쾨닉 서울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 전시 전경. /쾨닉 서울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 전시 전경. /쾨닉 서울
 
특히 록카쿠의 대표적인 스타일인 ‘핸드페인팅’을 사용한 작업도 만나볼 수 있다. 처음 핸드페인팅을 하게 된 계기로는 어릴 적 손에 묻은 물감을 닦아내기 위해 종이 박스를 만졌는데 그 순간 강렬한 영감을 받았고, 그때부터 손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는 박스 위에 그림을 그린 작품도 함께 내걸린다.
 
untitled, 2024, acrylic on cardboard, 60x58cm. /쾨닉 서울
untitled, 2024, acrylic on cardboard, 60x58cm. /쾨닉 서울
untitled, 2024, acrylic on canvas, 180x150cm. /쾨닉 서울
untitled, 2024, acrylic on canvas, 180x150cm. /쾨닉 서울
 
이날 전시장에서 록카쿠는 작품을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볼 때의 감상이 다를 것이라며 다양한 거리를 두고 작품을 관람할 것을 권했다. 이후 작품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멀리서 볼 때는 보이지 않던 미지의 생명체들이 물감의 환상적인 풍경 사이에 숨어있었다. 작가는 이를 ‘정령’이라고 지칭하기도 하고, ‘아직 무언가가 되지 못한 존재’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록카쿠의 작품에 항상 등장하는 소녀 캐릭터는 작가 자신은 아니지만 자신의 일부가 담긴 존재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를 강렬한 핑크나 연두색과 결합해 표현하며 인공적인 색감으로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동시에 캐릭터의 눈을 강조해 화려한 추상적 풍경 속에서도 존재감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작품 클로즈업. 투명한 채도의 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다. /아트조선
작품 클로즈업. 투명한 채도의 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다. /아트조선
작품 클로즈업. /아트조선
작품 클로즈업. /아트조선
 
록카쿠는 “나는 관람객이 나의 작품을 보고, 작품을 통해 그들 내면의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마주하도록 격려하는 이 초대는 록카쿠의 작업의 핵심이며, 각 작품은 관람객들이 자신 안에 있는 무형의 포착하기 어려운 감정과 교감하도록 끌어낸다. 작품에 의해 만들어진 공유와 공감이 이루어지는 침묵의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각자 내면의 조각을 마주하게 된다.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 전시 전경. /아트조선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 전시 전경. /아트조선
 
아야코 록카쿠는 베를린, 포르투, 암스테르담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록카쿠는 맨손에 아크릴 물감을 바르고 몸의 움직임을 캔버스에 옮기는 직관적이고 퍼포먼스적인 행위로 작업을 그림을 그리며, 캔버스, 유리, 브론즈 등 다양한 재료에 손가락 끝으로 형상을 빚어내는 작가만의 기법으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중국 상해 롱 뮤지엄(2023), 일본 치바현립 미술관(2020),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얀 미술관(2019),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의 다누비아나 뮬렌스틴 미술관(2012), 네덜란드 쿤스탈 로테르담(2011) 등의 전시가 있다. 2015년에 열린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스와치 브랜드의 파빌리온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슬로바키아 다누비아나 뮬렌스틴 미술관, 네덜란드 보르린덴 미술관, 일본 군마현립 근대미술관, 한국 세화미술관/세화예술문화재단, 일본 가루이자와 현대미술관 등에서 록카쿠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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