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평론가는 어떤 고미술을 수집했을까?

입력 : 2024.11.14 11:28

박영택 미술평론가 컬렉션
11월 30일까지 이길이구 갤러리

박영택 컬렉션 백자제기잔. /이길이구 갤러리
박영택 컬렉션 백자제기잔. /이길이구 갤러리
박영택 컬렉션 삼국시대 토기. /이길이구 갤러리
박영택 컬렉션 삼국시대 토기. /이길이구 갤러리
 
작가의 작업을 선보이는 일도 관람객의 시선을 끌지만, 개인의 컬렉션을 공개하는 일도 관람객을 즐겁게 한다. 개인의 컬렉션은 대개 작업을 하는 작가의 관점이 아닌, 미술을 향유하고 누리고자 하는 컬렉터와 관람객의 관점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누군가에게 있어 이 과정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경제적이지 못한 일처럼 여겨질 테지만, 그 모든 불편을 전복할 만한 애정이 작품 안에 담겨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탐구, 미술에 대한 관심, 예술을 추구하는 진정성은 돈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고미술품을 수집한 박영택 미술평론가의 고미술 컬렉션 ’Paroles, Paroles 공허한 말’ 이 11월 30일까지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예술의 진정성과 그렇게 지속될 수 있었던 과정을 탐구한다.
 
박영택 컬렉션 조선시대 황동합. /이길이구 갤러리
박영택 컬렉션 조선시대 황동합. /이길이구 갤러리
 
전시 제목 ‘Paroles, Paroles 공허한 말’은 프랑스어로 ‘말’을 의미하며, 말의 공허함과 달리 예술이 전달하는 깊은 의미와 진솔함을 강조한다. 박영택 미술평론가는 “오랜 세월 살아남아 내게 온 것들에 귀 기울이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유물 하나하나의 고유한 이야기를 존중하고 그 가치를 발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영택 미술평론가가 직접 발로 뛰며 모은 150여 점의 고미술품이 전시되며, 유물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또한 현대미술계에 30년 동안 몸담으며 모아 온 동시대 미술 작품도 함께 선보여 독창적인 시각을 반영한 현대미술 컬렉션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박영택 컬렉션 큰 토기잔. /이길이구 갤러리
박영택 컬렉션 큰 토기잔. /이길이구 갤러리
 
주요 작품으로는 삼국시대의 토기, 고려시대의 청자, 조선시대의 백자와 서화, 민화 그리고 당시 생활용품이 있다. 삼국시대의 토기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 양식과 종교적 의식을 반영하는 중요한 유물로, 실용성과 함께 시대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고려청자는 고유의 비색과 정교한 문양으로 고려 시대 도자기의 미학적 정수를 보여주며, 조선 백자는 단순하고 소박한 미학을 통해 유교적 사상과 서민적 감각을 드러낸다. 또한, 조선시대의 문인화와 서예 작품들은 자연과 철학을 주제로 하여 당대의 깊은 사유와 예술적 성찰을 담고 있다. 그 외에도 서민들이 사용하던 옹기, 떡살, 실패, 각종 목기 등 조선시대 생활 용품과 목기는 당대 서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삼국시대 토기. /이길이구 갤러리
삼국시대 토기. /이길이구 갤러리
 
이번 전시는 고미술품이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살아 숨 쉬며 지속되는 예술적 유산임을 일깨워준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은 각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며, 시간이 흘러도 그 본질적 가치를 잃지 않고 지속되는 예술의 힘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이번 전시를 통해 시간을 초월한 예술의 진정성을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박영택 미술평론가. /이길이구 갤러리
박영택 미술평론가. /이길이구 갤러리
한편 박영택 미술평론가는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대학교에서 교수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고 아트페어, 아트 페스티벌, 비엔날레 등에서 큐레이터와 감독으로 활약했다. 또한 24권의 저서와 6권의 공저를 출간하는 등 광범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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