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상자에서 발견한 우리 마음… 이중섭미술상 수상 김봉태 개인전

입력 : 2024.11.07 18:10

이중섭미술상 수상 기념전 ‘축적(Accumulation)’
신작 ‘날으는 상자’ 포함한 회화 작품 내걸려
19일까지 서울 광화문 ACS(아트조선스페이스)

‘축적(Accumulation)’ 전시 전경. /아트조선
‘축적(Accumulation)’ 전시 전경. /아트조선
이중섭미술상 시상식 행사 전경. /아트조선
이중섭미술상 시상식 행사 전경. /아트조선
 
7일 서울 중구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제36회 이중섭미술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수상자인 작가 김봉태(87)는 한국 추상미술 1세대로, 강렬한 원색과 기하학적 조형이 조화를 이룬 작품을 선보여 왔다. 또한 자신만의 회화적 구조를 구성해 얼핏 보면 착시현상을 일으켜 공간을 이루는 회화에 대해 재고하게 만들고, 동시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상 기념해 열리는 개인전 ‘축적(Accumulation)’에는 크기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이 다수 내걸렸다. 특히 버려진 상자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신작 ‘날으는 상자’는 다양한 크기의 상자가 겹쳐져 있는 형상이다. 또한 단정하면서도 깊이 있는 색감으로 입체적인 회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고정된 틀에 갇힌 인간의 모습과 그것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상소감을 밝히는 김봉태 작가. /아트조선
수상소감을 밝히는 김봉태 작가. /아트조선
김봉태 작가(왼쪽)와 방준오 조선일보 사장(오른쪽). /아트조선
김봉태 작가(왼쪽)와 방준오 조선일보 사장(오른쪽). /아트조선
이중섭미술상 시상식 행사 전경. /아트조선
이중섭미술상 시상식 행사 전경. /아트조선
작품 ‘날으는 상자’. 다양한 색의 상자가 겹쳐져 있는 형상이다. /아트조선
작품 ‘날으는 상자’. 다양한 색의 상자가 겹쳐져 있는 형상이다. /아트조선
 
“수상 소감을 준비하는 게 작업하는 것보다 힘들었다”라며 위트있게 운을 뗀 작가 김봉태는 나이가 무색하게 시종일관 겸손한 태도로 임했다. 그럼에도 말 한마디에, 찰나의 여백에 그간의 공력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왔다. “60년대 파리비엔날레에 작품을 출품한 적이 있는데, 조선일보에 작품 사진과 내용이 크게 실렸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기쁜 마음에 기사를 몇 번이고 읽었던 적이 있다. 조선일보에서 문화 예술계의 발전에 큰 관심을 가지고 기여해줘서 감사드린다”라며 차분하면서도 담담하게 수상소감을 이어갔다.
 
이날 시상식에서 올해 미술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작업활동 내내 주류에 휩쓸리지 않고 근원으로 접근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기하학과 원색 바탕으로 평면과 조형세계를 탐구하는 점, 버려진 종이 상자의 활용, 일상적 소재를 창조의 영역으로 끌어온 점에 대해 주목했다. 창조적 열망, 희열이 넘치는 작가의 작품세계에서 우리는 놀라운 창작의 힘을 발견할 수 있었다.”라며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축적(Accumulation)’ 전시 전경. /아트조선
‘축적(Accumulation)’ 전시 전경. /아트조선
‘축적(Accumulation)’ 전시 전경. /아트조선
‘축적(Accumulation)’ 전시 전경. /아트조선
 
작가는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1963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인간의 삶과 정체성을 추상적 형태로 탐구했다. 이후 2차원의 기하학적 형태를 3차원의 입체성으로 확장시키는 시도를 거듭하며 동서양의 철학이 어우러진 작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의 국내 기관뿐 아니라 에이디아이갤러리(샌프란시스코), 피셔갤러리(로스앤젤레스), 미술세계 갤러리(도쿄) 등 해외에서도 개인전을 가졌다. 또한 경기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시립미술관, 대영박물관(영국), 프랑스정부(프랑스), 스위스 한국대사관(스위스), 시모노세키미술관(일본), 폴란드 한국대사관(폴란드) 등 국내외 유수의 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방준오 조선일보 사장을 비롯해 조각가 정현, 서양화가 김종학, 김영순 전 부산시립미술관장 등의 관계자가 참여해 자리를 빛냈고 1회 한용엽, 6회 김경희, 28회 배병우, 33회 곽훈, 35회 윤동천 등 역대 이중섭미술상 수상 작가가 참석해 축하인사를 건넸다. 또한 이중섭 화백의 조카손녀 이지연·이지향씨 등의 유족이 자리를 함께했다. 미술상 수상을 기념하는 작가의 개인전은 이달 19일까지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린다. 무료.
 
‘축적(Accumulation)’ 전시 전경. /아트조선
‘축적(Accumulation)’ 전시 전경. /아트조선
단체사진 촬영. 가운데 김봉태 작가. /아트조선
단체사진 촬영. 가운데 김봉태 작가. /아트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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