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8.12 13:21
2024년 ‘겸재 내일의 작가 공모전’에 대상 수상 기념전
회화, 드로잉, 설치 작품 8점
23일까지 마곡동 겸재정선미술관


2024년 ‘겸재 내일의 작가 공모전’에 대상을 수상한 작가 김송리(31)의 개인전 ‘너머의 겹’이 8월 23일까지 겸재정선미술관 제2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 드로잉, 설치 총 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겸재정신미술관은 진경산수화풍을 창안한 겸재 정선(1676-1759)을 기리기 위해 개관한 공립미술관이다. 겸재정선미술관은 겸재 정선의 원화, 영인본을 전시할 뿐만 아니라 그의 화업을 잇는 작가들을 선별하여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김송리는 ‘겹(layering)’의 개념을 바탕으로 개인적 감정과 내면 풍경을 시각적으로 중첩하는 실험을 거듭해왔다. 여기서의 겹은 단순한 시각적 중첩이 아닌, 하나의 화면 안에 이미지를 쌓고, 그 이미지 너머에 존재하는 감정의 층을 드러내는 회화적 장치다. 작가는 이에 대해 ‘정서적인 서사’이자 ‘감각의 흔적’으로 정의한다.
이번 전시에서 캔버스 위 유화는 여러 겹의 붓질로 응축된 감정의 층위를 보여주고, 아크릴 판 위에서 진행된 ‘레이어링 드로잉’은 그 층을 나누어 시각화한다. 여기에 조명이 드리운 그림자는 또 다른 레이어를 형성하며, 하나의 작품 안에서 다중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매체 간의 조화는 동양화의 여백미를 연상시키며,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는 미묘한 미학을 구현한다. 이전까지 ‘숭고’와 ‘죽음’과 같은 상징적 주제를 탐구했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외부적 상징을 넘어 개인의 감정과 감각에 집중했다.
특히 초기 작업에서 산은 숭고함의 상징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작가는 형상의 의미보다 그리는 행위와 과정에 더 큰 가치를 두게 되었다. 붓을 움직이며 쌓아가는 행위 속에 담긴 이야기와 그 너머의 상상은, 곧 레이어를 쌓는 작업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김송리는 회화와 설치, 드로잉을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시각 언어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으며, 내면의 감정과 기억을 ‘겹’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로프트 그라운드, 갤러리H,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고, 겸재정선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