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킬림닉이 펼친 상상의 풍경… 개인전 ‘Whispers of Imagination’ 개막

입력 : 2024.09.04 20:04

9월 25일까지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
설치·회화·사진·영상 등 30점
스푸르스 마거스·에바 프레젠후버 협력

18. Karen Kilimnik, perfumed cloud,  2018, Pigment print, 127ⅹ101.6cm
18. Karen Kilimnik, perfumed cloud, 2018, Pigment print, 127ⅹ101.6cm
© Karen Kilimnik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Eva Presenhuber and Sprüth Magers, Installaion of Whispers of Imagination, 2024. /아트조선
© Karen Kilimnik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Eva Presenhuber and Sprüth Magers, Installaion of Whispers of Imagination, 2024. /아트조선
© Karen Kilimnik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Eva Presenhuber and Sprüth Magers, Installaion of Whispers of Imagination, 2024. /아트조선
© Karen Kilimnik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Eva Presenhuber and Sprüth Magers, Installaion of Whispers of Imagination, 2024. /아트조선
 
스키, 캐리어, 잡지, 캠코더의 공통점은? 설치 작품 ‘Fun of Travel’은 여행 가방 속에 있을 법한 물건이 온통 흩어져있다. 공항의 컨베이어 벨트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이 작품은 관람객을 전시장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전시 안으로 깊게 몰입하게 된다.
 
영상, 회화, 설치, 사진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작품을 선보이는 카렌 킬림닉(Karen Kilimnik)의 아시아 첫 개인전 ‘Whispers of Imagination: Karen Kilimnik’이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80년대 드로잉 작품부터 패션의 아이콘 케이트 모스가 등장하는 1990년대 영상 작업, 2023년 신작까지 총 30점이 전시된다.
 
10. Karen Kilimnik, the beach – the summer beach clouds + the palm trees,  2023, Acrylic on canvas, 100ⅹ135.6ⅹ3.8cm
10. Karen Kilimnik, the beach – the summer beach clouds + the palm trees, 2023, Acrylic on canvas, 100ⅹ135.6ⅹ3.8cm
© Karen Kilimnik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Eva Presenhuber and Sprüth Magers, Installaion of Whispers of Imagination, 2024.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 Karen Kilimnik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Eva Presenhuber and Sprüth Magers, Installaion of Whispers of Imagination, 2024.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전시장에 내걸린 해변 풍경의 신작은 작가가 팬데믹 기간을 지나오며 겪은 고립에 대한 대처다. 집안에 갇혀있는 동안 상상의 세계를 커다랗게 확장해 해변 풍경을 연상하고 그려냈기 때문이다. 또한 풍경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리는 행위 자체를 정서적 만족으로 이어 나갔다.
 
1996년 영상 작품 'Kate Moss at the Beginning'은 케이트 모스의 초기 커리어를 통해 패션 산업의 이상화된 아름다움을 해체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공허함과 인위성을 드러낸다. 킬림닉은 화려한 공적 이미지 뒤의 진실을 폭로하며, 미디어가 현실을 왜곡하고 피상적인 판타지를 창출하는 방식을 비판한다.
 
낭만주의의 고전적 요소와 현대 팝 컬쳐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카렌 킬림닉은 미술사적으로 유명한 스타일을 차용하면서도 현대 광고나 패션 잡지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혼합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에게 복합적이면서도 다층적인 문화적 탐색의 과정을 제공하고, 캔버스 너머로 확장시킨다. 또한 회화, 드로잉,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동화, 고전 문학, 영화,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포괄하며 여러 레이어를 형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렌은 다층적인 작품을 통해 새로운 감수성을 발견하게 하고, 관람객을 꿈과 판타지의 세계로 인도한다.
 
© Karen Kilimnik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Eva Presenhuber and Sprüth Magers, Installaion of Whispers of Imagination, 2024. /아트조선
© Karen Kilimnik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Eva Presenhuber and Sprüth Magers, Installaion of Whispers of Imagination, 2024. /아트조선
 
이번 전시는 독일을 기반으로 하는 갤러리 스푸르스 마거스(Sprüth Magers)와 에바 프레젠후버(Galerie Eva Presenhuber)와 협력해 진행한다. 스푸르스 마거스는 1983년 모니카 스푸르스(Monika Sprüth)가 쾰른에 설립한 모니카 스푸르스 갤러리와 1991년 필로메네 마거스(Philomene Magers)가 쾰른에 설립한 필로메네 마거스 갤러리가 1998년 합쳐져 탄생했다. 현대 미술의 최전선에서 활약해 온 저명한 갤러리로 제니 홀저(Jenny Holzer),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신디 셔먼(Cindy Sherman) 등 혁신적인 여성 작가들과의 협업이 돋보이며, 이들의 영향력을 널리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에바 프레젠후버는 1989년 스위스 취리히에 설립된 이후, 설치미술과 영상 작품을 중심으로 현대 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 가고 있다. 두 갤러리는 프리즈, 아트 바젤 등 세계적인 아트 페어에 정기적으로 참가하며, 혁신적이고 전위적인 전시 기획을 통해 현대 미술계의 흐름을 선도하는 영향력 있는 갤러리로 자리매김했다.
 
22. Karen Kilimnik, scarab, Panzer Tiger tank, Czechoslovakia, 1938,  2014, Plastic tank, gems and archival glue, 14ⅹ6ⅹ4.1cm
22. Karen Kilimnik, scarab, Panzer Tiger tank, Czechoslovakia, 1938, 2014, Plastic tank, gems and archival glue, 14ⅹ6ⅹ4.1cm
 
전시장을 찾은 20대 남성 관람객은 “고전적인 스타일의 회화 작품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으나, 전시를 보면 볼수록 2층의 입체 작품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일종의 역사성과 환상성이 공존하는 것처럼 보여 인상깊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ACS(아트조선스페이스) 외부 잔디밭 전경. /아트조선
ACS(아트조선스페이스) 외부 잔디밭 전경. /아트조선
 
한편, 이번 전시는 프리즈(Frieze) 행사 기간에 맞춰 열리며, 삼청 나잇의 일환으로 9월 4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전시장 앞 잔디밭에서 ‘삼청 치맥나이트 부스’를 선보인다. 전 세계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만큼 국내 요리 문화의 매력을 전하며 소통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무료. 9월 25일까지. 화~토 10:00~18:00. (02)736-7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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