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은, 새아리, 올리버 피어스, 전영진 ‘The Swimmers’

입력 : 2024.07.12 10:30
●전시명: 'The Swimmers'●기간: 2024. 7. 10 ─ 7. 31●장소: 금산갤러리(서울 중구 소공로 46)
김하나은, Dinner with an Uninvited Guest, 2024, acrylic on linen, 60×60cm. /금산갤러리
김하나은, Dinner with an Uninvited Guest, 2024, acrylic on linen, 60×60cm. /금산갤러리
전영진, 1. Geometric Scenery 2402, 2024, acrylic, light molding paste on canvas, 31.8×40.9cm. /금산갤러리
전영진, 1. Geometric Scenery 2402, 2024, acrylic, light molding paste on canvas, 31.8×40.9cm. /금산갤러리
Oliver Pearce, Midnight at Coates, 2024, acrylic and oil pastel on canvas, 100×60cm. /금산갤러리
Oliver Pearce, Midnight at Coates, 2024, acrylic and oil pastel on canvas, 100×60cm. /금산갤러리
새아리, Tenderness, 2022, acrylic on canvas, 117.5×91.5cm. /금산갤러리
새아리, Tenderness, 2022, acrylic on canvas, 117.5×91.5cm. /금산갤러리
 
금산갤러리에서는 오는 2024년 7월 10일(수)부터 7월 31일(수)까지 각기 다른 스펙트럼을 가진 신진작가 그룹전 <<The Swimmers>>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른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가졌지만 시공간의 경계를 넘어 자유로이 헤엄쳐 하나의 바다에서 만난 네 명의 유영자들이 풀어내는 서사를 담아내고 있다. 다채로운 방식으로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여 흥미로운 작가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캔버스에 개성을 녹여 작품세계를 펼치는 김하나은, 새아리, 올리버 피어스(Oliver Pearce), 전영진의 <<The Swimmers>> 그룹전은 뜨겁고도 강렬한 여름날 청량함을 부여하며 관람객들과 금산갤러리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 서사를 하나 하나 풀어내며 여러 개의 다른 문화가 만나 더 풍성한 대화의 장을 만들며 풍요로운 시간을 선사할 계획이다. 
 
김하나은, One Afternoon with Mr. F in Victoria Park, 2024, acrylic on linen, 60×60cm. /금산갤러리
김하나은, One Afternoon with Mr. F in Victoria Park, 2024, acrylic on linen, 60×60cm. /금산갤러리
 
김하나은 작가의 페인팅에서 핵심이 되는 키워드는 ‘집’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일환으로 유년시절 거주했던 집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작가가 느꼈던 상실감에서 작업이 비롯되었다. 작가에게 집이란 물리적인 거주 공간을 뛰어넘어 각자의 몸과 영혼을 담고 보관하는 ‘보석상자’와 같다. 작품 속에 주로 등장하는 형상들은 특정 동물과 인간 그리고 집 혹은 건축물의 내/외부인데 그녀 작업은 궁극적으로 ‘어떻게 사라진 집의 부재에 대한 기억을 페인팅으로 재구성하며 복원하는 가’이다. 실체는 사라지고 머릿속에 남겨진 기억들이 주소 속 숫자로 환원되어 잃어버린 추억을 찾아 도시를 방랑하면서 마주하는 노스텔지아와 그것과 관련된 서사에 한소끔 서정적인 감수성을 더해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새아리, Glow, 2022, acrylic on canvas, 162×130cm. /금산갤러리
새아리, Glow, 2022, acrylic on canvas, 162×130cm. /금산갤러리
 
새아리 작가의 작업은 삶의 과정에서 느껴온 불안과 상처받기 쉬운 취약함과 같은 감정들을 그림이라는 틀로 재형성한다. 작가는 ‘추상이 가진 모호함’을 즐기는데, 작품이 가진 모호성은 보는 이의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양가성이 확연하게 눈에 띄는데, 첫 번째는 아이러니하게도 작품 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틀을 만들어 놓고 가두어진 틀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며 그 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과정을 물감으로 풀어낸다. 또 다른 하나는 미에 대한 태도인데,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결점 없는 완벽한 미를 거부하고 작가만의 완전한 미를 추구하며 페인팅으로 구축해 나간다. 작품을 그리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실수조차도 기회로 여기고 하나의 재료로 전환하여 과감하고 도전적인 색을 사용하여 계산적으로 의도적인 실수를 만들어내며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을 가볍고 장난스럽게 위트로 풀어내고 있다. 또한 이번에 선보이는 변형추상 작업을 계기로 한정된 틀에서 벗어나 페인팅을 추가한 설치작품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Oliver Pearce, Moth Mother, 2024, oil on linen, 60×40cm. /금산갤러리
Oliver Pearce, Moth Mother, 2024, oil on linen, 60×40cm. /금산갤러리
 
올리버 피어스 작가는 런던을 베이스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의 작업은 서양미술사에 대한 열정에 확고하게 뿌리를 두고 신화적 배경과 인간의 심리를 탐구한다. 미술사 속의 정경을 풍부하고 상세하게 때로는 초현실적인 서사로 바꾸어 캔버스에 담아낸다. 그의 작품 속 소재들은 신화적인 전통을 바탕으로 런던 작가의 집, 중세의 예술품들, 솔즈베리 대성당과 같은 건축물 그리고 그가 자란 윌트셔의 교회 등 다양한 출처에서 영감을 얻어 화폭에 쏟아내고 있다. 
 
전영진, Geometric Scenery 2404, 2024, acrylic on canvas, 40.9×31.8cm. /금산갤러리
전영진, Geometric Scenery 2404, 2024, acrylic on canvas, 40.9×31.8cm. /금산갤러리
 
전영진 작가의 작품 속 풍경은 다채로운 색을 가진 기본 도형들의 기하학적 구성으로 극도로 단순하게 픽셀화 된 면 분할이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Canvas Play’와 ‘Painting for Painting’ 연작 시리즈를 하고 있는데, 이는 캔버스 위에 채색되는 컬러와 면의 조화로운 향연을 관람객들이 즐겁게 관찰하며 회화 자체의 본질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의 미니멀한 풍경화는 미술사라는 시공간 속에서 회화가 어떻게 현대적으로 변화했는지 극적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매개체가 된다. 언뜻 보면 선과 면으로만 이루어져 삭막하고 적막강산처럼 보이지만 그라데이션된 색채는 빛이 되어 따스한 희망으로 스며든다. ‘Simple is the best’라는 말처럼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풍경이 회화적 실험을 더 감각적으로 보여주며 미래의 회화를 상상 가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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