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7.10 17:09
●전시명: 'Together Apart : 3인의 감각을 탐하다'●기간: 2024. 6. 27 ─ 8. 21●장소: 021갤러리(대구광역시 수성구 달구벌대로 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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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갤러리는 ‘Together Apart : 3인의 감각을 탐하다’ 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환희, 이현우, 황규민 작가들의 독립된 감각과 표현이 하나의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전시이며 세 작가에게 포착된 감각으로 예술과 삶의 관계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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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gether Apart’ 전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젊은 작가들의 회화, 조각의 공간에서 감각의 세계를 열어 보인다. 이환희는 덩어리로, 형태와 색채의 조화를 넘은 조형 본질적인 힘을 게임의 현장처럼 생생하고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이현우는 이미지로 간주된 조각들로 가상의 자극적인 이미지의 범람으로 인한 무뎌진 인간의 불안과 갈등을 불편함을 감수해서라도 이미지화된 조각을 통해 실재의 감각을 깨운다. 황규민은 쌓아온 서사를 붓으로 새긴 작품을 선보이며 동양화를 비유한 시스템을 만들어 그 안에 동시대 서화를 입력한다. 이번 ‘Together Apart’전은 회화, 조각에서 조형에 대한 사랑, 불편함의 본질, 오래된 미래로 따로 같이 의지 추구적 감각을 선보인다.


이환희 작가는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그는 조형의 무조건적 환원, 즉 이념과 개념을 초월한 조형애의 실천을 추구하며, 보이는 모든 것에 더 아름다운 상태를 상상하며 미술로만 가능한 조형의 아름다움이 그의 작업의 원천이 된다. 이러한 작업은 정갈함과 고요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또한 작가의 작업 기반인 순환체계는 작품에서 다루게 된 주제, 요소, 색, 형태가 다음 작업에 영향을 주며 기존 이미지를 불러내고 변주해 이미지를 재생산해 내는 자가증식적 패턴이다. 이들은 대구도만 뭉텅이로 구획하고 화면의 뭉텅이 구획을 채우는 디테일을 비운 작품들이다. 작가는 완성을 급하게 쫓지 않고 우회하며 회화는 화면에, 화면은 조형에게 넘긴다. 이런 목표 설정은 자연스럽게 형식, 물성, 매체, 연출에 대한 고찰의 과정이 되며 완벽함을 넘어선 예술의 여정을 보여준다. 이들의 시퀀시를 관람자의 시점이나 관점으로 보면 조형 총체의 단면이 절단되어 드러난다. 이것이 최근에 열성적으로 벌이고 있는 스포츠다. 이리하여 작가의 작품은 ‘조형 게임’으로 요약된다. 형태와 색채의 조화를 넘어 조형 본질적인 힘은 게임의 현장처럼 생생하고 역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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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작가는 중앙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국내외 활발한 전시를 이어가고 있는 조각가다. 그의 작품은 매우 실험적이고 독창적이다. 그는 조각을 이미지로 간주한다. 조각의 크기, 텍스처, 공간과의 관계 등을 통한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며 이것을 해상도의 개념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바라보며 재료에 반복적인 힘을 가해 조각을 구현한다. 이는 인간이 어떠한 상황이나 대상에 소비되지 않으려고 사물의 물성에 주목해 형식을 하나씩 탈각시켜 이미지로 남기며 대중과의 매개체가 된다.


황규민 작가는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전공 졸업 후 서울대학교 동양화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동양화의 기준과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과거의 서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는 동양화가 단순히 과거의 전통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매체임을 강조한다. 그의 ‘황씨 화보’라는 작업은 ‘황씨’라는 미술애호가로 설정된 가상의 인물을 통해 동양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화보를 제작한다. 전통적인 화보 형식을 활용하여 동양화의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표현하지만 ‘황씨’는 과거의 서화를 독자적인 방법으로 동시대 미술품을 입력하는 작업을 전개한다. 하지만 ‘황씨’는 단순히 과거의 서화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해석을 더하여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낸다. 이는 동양화가 고정된 형식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근대의 보편성질과 한국의 특수한 지역성에 기대어 성립하는 동양화 개념은 우리에게 내재된 전통에서 현대의 감각을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