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4.09 17:58
●전시명: ‘북쪽창문으로’●기간: 2024. 4. 11 ─ 5. 25●장소: 피비갤러리(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 125-6)


피비갤러리는 2024 년 4 월 11 일부터 5 월 25 일까지 전명은 개인전 《북쪽창문으로》를 개최한다. 전명은은 사진, 영상, 퍼포먼스, 글쓰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본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탐구해 왔다. 또한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방법을 익히며 눈앞에 드러나는 이미지로부터 기억과 감각을 떠오르게 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북쪽창문으로》는 피비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으로, 작가의 빛에 관한 성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빛은 사진을 매개로 하는 작가에게 꼭 필요한 요소로서 작용한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지만, 개인적 경험을 기반하여 깨달은 빛의 다층적 심상을 통해 찍은 사진들을 한자리에 모아봄으로써 빛의 의미를 새로이 탐구해 보자 한다.


이번 전시의 시작점이 되는 <어린아이에게>는 작가가 작년(2023) 여름 전라북도 익산에 있는 반딧불이 서식지, 대나무숲에서 담아낸 사진이다. 반딧불이의 미약한 빛은 불을 끄고 어둠 속에 있어야만 발견할 수 있다는 경험으로 빛에 대한 이미지들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이른 봄에 피는 수선화, 사슴 모양 촛대, 서울맹학교 학생들이 직접 빚은 얼굴 조각, 눈의 결정, 해변의 밤 풍경 등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다루는 사진의 소재들은 그 자체로서 인식하면 특정한 연관성을 찾기 어렵거나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진 각각의 장면에 얽힌 개인사나 촬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 등, 작가가 경험하고 수집한 이야기들과의 작용을 통해 담겼기 때문에 논리적인 방식으로 정의내리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가만히 바라다보면 작가가 느낀 감각을 사진을 매개로 자연스레 공감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는 빛의 의미에 대한 탐구와 함께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담담함이 작품과 작품 사이 유기적으로 흐르고 있어 관람자로 하여금 이미지 너머의 풍경을 상상해 보며 일상의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발견해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전명은은 이번 전시에 대해 “그동안 내가 곡괭이로 금을 캐듯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포착한 빛 덩어리의 사진들을 모았다. 거기에는 스스로 빛나거나, 깊숙이 빛을 품고 있거나, 아직은 빛이 나지 않는 것도 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