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과 선 안에 담긴 무한한 기억… 세비가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개막

입력 : 2024.04.03 17:49

신작과 근작 회화 30여점·설치작품 1점
4월 27일까지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

A Yellow Ballon Carried by a Cat, 2024, oil on canvas, 180x260cm. /아트조선
A Yellow Ballon Carried by a Cat, 2024, oil on canvas, 180x260cm. /아트조선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전시 전경. /아트조선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전시 전경. /아트조선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전시 전경. /아트조선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전시 전경. /아트조선
 
작품 본연의 농축된 에너지와 생명력이 전시장에 가득하다. 봄의 햇살을 받은 생기 있는 풍경과 더불어 벽면을 가득 채운 작품에서 회화가 주는 경이로운 감각을 체감할 수 있다.
 
세비가(CEVIGA·64) 개인전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가 3일 서울 중구 아트조선스페이스(ACS)에서 개막했다. 이탈리아, 영국, 덴마크 등 세계 곳곳에서 개인전을 가졌던 작가의 신작과 근작을 한국에서 만나볼 기회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기억과 의식에 농축됐던 감각을 캔버스 위에 올려 몽환적인 형상으로 표현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특히 이번 출품작은 작가가 평소 고민해 온 주제 의식이 일부 담겨있는 것이 특징이며 제목에 동물이 들어가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 작가는 지구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지내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그려내기도 했다.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전시 전경. /아트조선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전시 전경. /아트조선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전시 전경. /아트조선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전시 전경. /아트조선
 
전시 제목인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는 본능적으로 땅속 물길을 찾아가는 능력이 있다고 알려진 낙타의 여정을 저마다 자신 안에 내재한 영혼의 집을 찾아가는 여정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관람객은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의 내면에 집중해 보는 시간을 가지며 작품의 아름다움을 함께 감상해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안현정 미술평론가는 “자유분방한 선의 모티프들이 춤을 추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연다. 작가는 담담하면서도 뭉클한 시선으로 잃어버린 우리의 본성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삶이 고되고 답답한 현실의 꽉 막힌 공간이라도, 작가의 시선을 좇다 보면 어느새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가는 길과 만난다”라며 내용을 뒷받침했다.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전시 전경. /아트조선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전시 전경. /아트조선
Camel Knows the Water Way, 2023, oil on canvas, 160x131cm. /아트조선
Camel Knows the Water Way, 2023, oil on canvas, 160x131cm. /아트조선
Stardust Habitat, 2023, oil on canvas, 65x54cm. /아트조선
Stardust Habitat, 2023, oil on canvas, 65x54cm. /아트조선
 
세비가는 일상에서 경험한 일련의 사건, 혹은 감각을 포착해 몸과 의식 안에 담아둔다. 그렇게 수많은 세월이 지나며 켜켜이 쌓인 과거를 마침내 작품으로 펼쳐놓는다. 작가가 제시하는 화면은 선명한 색감과 직관적인 구성, 그리고 역동적이고 자연스러운 붓의 움직임으로 삶의 모든 순간을 점과 선으로 담아낸다. 특히 점은 작가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상징하는 중요한 매개다. 작품을 원경으로 바라보면 결국 하나의 점처럼 보이고, 더 멀리서 보면 지구, 결국은 우주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점은 우주를 담고 있는 것이라는 게 작가의 주된 작품관이다. 또한 과거 작품과 달리 이번 전시작에서는 얇은 선의 쓰임이 두드러지는데, 그간 작가는 얇은 선이 형상을 너무 뚜렷하게 드러낸다고 여겨 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를 비롯한 모든 사건을 똑바로 마주 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얇은 선을 거침없이 그려냈다.
 
전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대형 작품이 많이 걸려 전시장 벽면에 서면 작품들이 나를 둘러싸는 듯해 따뜻한 느낌이 든다”라며 직접 전시장에 방문해 작품을 경험해 볼 것을 추천했다. 실제로 작가는 이번 전시를 앞두고 전시장과 계절에 맞는 작업을 구상해 출품작으로 선보였다. 또한, 한쪽 벽면이 통유리창으로 돼있어 개방이 가능한 전시장 특성상 작가의 작업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4월 27일까지. 무료. 화~토 10:00~18:00. (02)736-7833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외부 전경. /아트조선
‘WAY HOME: 낙타는 물길을 안다’ 외부 전경. /아트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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