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3.25 16:33
●전시명: ‘리미널 스페이스; 정의되지 않은 경계의 영역’●기간: 2024. 3. 16 ─ 4. 13●장소: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서울시 금천구 범안로 9길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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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은 매해 신진작가 발굴 및 전시지원을 목적으로 공모전 '아티스트 프롤로그'를 개최한다. 4회를 맞이한 2024년 공모에는 강지웅, 박해선, 송지현, 최수현 총 4인이 선정되었다. 이번 선정 작가들은 사진, 회화, 영상, 세라믹과 같이 각기 다른 장르와 매체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선정 작가별 개인전은 2024년 3월에서 8월까지 송지현을 시작으로 강지웅, 박해선, 최수현 순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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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프롤로그 2024'의 첫 번째 전시로 3월 16일부터 4월 13일까지 송지현 작가의 《리미널 스페이스; 정의되지 않은 경계의 영역》을 개최한다. 전시명 ‘리미널 스페이스’는 경계 공간, 혹은 경계 위에 존재하여 규정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송지현은 이번 개인전에서 전시명과 같이 탈구조, 탈영토, 탈중심 등을 키워드로 이것이 불안이나 고립, 불안정성으로 남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생성의 가능성이나 인식의 재정립이 가능한 유기적 공간으로 제안하며, 작가만의 작업 세계를 선보인다. 송지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땅을 주제로 작가의 주요 매체인 도예 및 세라믹과 연결하고, 땅에서 파생한 영역이나 지역, 공간과 터전과 같은 개념에 확장시켜 적용한다. 그리하여 작가는 공예를 둘러싼 여러 규율이나 기준, 그리고 지역, 국가, 문명 등이 가지고 있는 권위적 경계들을 흐리는 작업을 시도한다.
송지현은 이번 전시에서 도예 작업 약 26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고유한 히스토리가 깃든 전시 공간 ‘예술의 시간’을 하나의 파운드 오브제로 해석하여 공간과 작품의 융합적 설치를 시도한다. 그리하여 작가의 모든 작품은 전시 공간 곳곳에 위치하여 공간이 본래 갖는 질서와 규칙을 어지럽힌다. 〈연장 가능한 라인 연구〉, 〈부풀어 오른 파이프〉, 〈감겨진 바〉, 〈쌓여있는 빔〉 등 건축자재를 원형으로 삼는 작가의 도예는 건물 내면에 있어야 할 것이 외면으로 노출되어 있는 듯 연출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리하여 작가의 작품은 형상에 맞는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으며, 의도와 목적이 불분명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이동과 정주를 반복하며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이들의 내면 공간을 구현하고, 공간이 가지고 있던 질서와 권위의 전복을 동시에 감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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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공간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장식적인 조각 연습〉 시리즈는 도예가 가지고 있는 전통이나 양식의 경계, 그리고 상업성, 기능성 등 도예 작품을 규정할 수 있는 여러 개념을 지워내는 연습으로 진행된다. 그리하여 고의로 표현된 거칠고 투박함과 제각각으로 형성된 유약의 문양, 그리고 쪼개지거나 부서진 도예들을 그대로 선보인다. 〈니힐리스틱 바니타스 구성〉에서 작가는 현대인의 공허한 내면 공간을 조망한다. 현대 사회의 여러 기준에서 벗어나거나 제외됨으로써 얻어지는 비효율, 무용성, 불합리성 등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작품에 활용하여 부정적 허무주의를 거부하고 작가만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생산성의 허무주의를 실천한다.
공예, 세라믹 장르를 다루는 작가 송지현은 이번 개인전 《리미널 스페이스; 정의되지 않은 경계의 영역》에서 경계 흐리기, 또는 경계 밖의 정의되지 않은 것들 주제로 정착하지 않고 유동하는 삶, 그리고 세라믹 매체와 공예 전반을 둘러싼 고정관념이나 개념적 정의의 와해 및 전복에 관해 이야기한다. 전시는 4월 13일까지.